31일 0시 사면 앞두고 축하 집회…일부 시민단체는 '사면 규탄' 행사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환호하는 지지자들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윤우성 기자 = 박근혜(69)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 단행 시점인 31일 0시를 앞두고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30일 오후 10시께부터 우리공화당 당원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양손에 태극기와 야광봉 등을 들고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영하의 추운 날씨인데도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대다수인 지지자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병원 앞 인도에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는 화환이 250여m 이상 늘어서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하거나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문구들이 화환마다 붙어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앞에 모인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 |
병원 인근에는 여러 개의 현수막도 내걸렸다. '박근혜 대통령 건강을 기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자유의 몸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병원 정문 앞에는 지지자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약 4m 높이의 LED 트리가 세워져 있었다. 이 설치물에도 '박근혜 대통령 건강기원'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탄핵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는 이날 오후 10시께부터 병원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털모자와 롱패딩, 장갑 등으로 '중무장'을 한 참가자 60여명은 태극기 등을 손에 들고 매서운 영하의 날씨에도 집회 장소를 떠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앞에 놓인 박근혜 전 대통령 쾌유 기원 화환 |
경기도 시흥시에서 왔다는 지지자 박종문(63)씨는 "박 대통령의 탄핵은 무효"라며 "청와대 복귀까지 해야 법치가 바로 선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공화당도 이날 오후 11시 30분 병원 정문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환영하고 쾌유와 명예회복을 기원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명은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무대 앞에 설치된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명예회복', '탄핵무효'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도 사면 환영 집회를 중계하기 위해 곳곳에서 모였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2개 부대 약 150명을 배치했다.
진보당 측이 병원 앞으로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하는 근조화환을 보내 잠시 소란이 일었으나, 보수단체 등과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촛불 |
반면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전국민중행동 등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문재인 정부 규탄 시민발언대' 행사를 진행했다.
주최 측 추산 시민 200여명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하는 문구가 쓰인 피켓과 촛불을 들고 모였다. 1시간가량 진행된 행사에서는 시민 10여명이 발언대로 나와 이번 사면은 촛불정신을 배반하는 행위라며 현 정부의 결정을 규탄했다.
한 시민은 "5년 전 촛불항쟁을 함께 한 시민 중 한 명"이라며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를 사면한 건 적폐청산 실패로 촛불시민을 실망시킨 것이고, 사실상 촛불정부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 전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으로 31일 0시 풀려난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4년 9개월(1천736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생활 중 건강이 나빠져 최소 내년 2월 2일까지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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