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伊·스페인,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 단축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마련된 코로나19 팝업 검진소에서 2021년 12월 27일 한 여성이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역대 최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동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빗장을 풀고 규제를 역행하는 국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자가격리 단축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정부가 경제와 규제 속 균형을 찾으면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스페인, 이탈리아까지 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단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 미국·영국·이탈리아·스페인, 잇따라 자가격리 기간 단축
스페인은 이날 10만760명으로 역대 최다 확진자 기록을 보고했음에도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시켰고, 하루 9만8000명을 기록한 이탈리아는 아예 자가격리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다.
카롤리나 다리아스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지역 보건부 장관들과 만장일치로 격리 단축을 결정하면서 장기간 격리 기간에 따른 인력 부족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탈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20일 이내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 후 회복한 이들은 격리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120일이 지난 이들의 자가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단축되지만, 미접종자는 여전히 현행 10일간 격리된다.
이같은 방침은 미국과 영국이 최근 경제 부담을 최소화 하고자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 질병통제관리센터(CDC)는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의 경우 격리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을 권고했고 이후 별도의 증상이 없을 경우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기꺼이 10일씩이나 자가격리를 납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역시 격리 중인 확진자가 검사에서 두 차례 모두 음성이 나오면 자가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7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제니 해리스 보건안전청(HSA) 청장은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와 공급망이 인력 부족 등으로 차질이 없도록 자가격리 기간을 줄였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거나 심각성이 낮아진 영향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에 발탁된 로셸 왈런스키가 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분야 인선을 소개 행사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경제적 타격 불가피" vs "성급한 결정, 확진자 급증" 우려
이들 국가는 경제적 이유를 꼽으며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새 방침에 의문을 제기, 확진자가 보다 급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중개의학 에릭 토폴 박사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 지침이 팬데믹을 억제하기 위해 과학적 증거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과는 동떨어졌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학의 공중 보건 학장인 메간 래니 박사는 자가격리 완화 정책을 지난 5월 CDC의 백신 접종자 마스크 의무화 면제 정책과 비교했다.
그는 이같은 정책으로 미접종자들 역시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를 따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감염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정부가 경제와 규제 속 균형을 찾고 있다는 노력을 이해한다면서도, 성급한 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국장은 "정부는 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할 경우 잠재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이 경미하다는) 초기 연구에 기초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팬데믹 국면 속 자가격리 기간을 현상 유지할 경우 경제적 타격이 만만치 않아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존스홉킨스대 감염병 역학학자 데이비드 다우디 박사는 "모두가 갑자기 한 번에 2주 간 일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경제적) 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쉬운 해답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WHO는 내년까지 팬데믹 급성기가 장기화할수록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면서 '델타'와 '오미크론'의 동시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확진 쓰나미'(tsunami of cases) 발생을 우려했다.
미국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 추이. © 뉴스1 (미국 CDC)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yoong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