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중심으로 감염자 급증…지난 4~6월 연상케 해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집회로 바이러스 확산 우려
뭄바이의 한 기차역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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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지난 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하루 최대 4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던 인도가 이제는 오미크론 변이에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내년 초로 예정된 주요 지역의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많은 군중이 동원되는 정치적 집회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최근 몇 주 동안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인도에 '제3의 물결'이 닥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몇 주간 매일 600~800명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던 뭄바이에선 29일 2510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수도 뉴델리에서도 이달 초 확진자가 수십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9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제2의 물결'로 인도가 황폐해졌던 지난 4~6월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인도의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현재 781명으로 13억 인구를 감안하면 많아 보이지 않지만, 불충분한 검사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게다가 인도에서는 많은 사람이 마스크 착용을 중단했고, 검사도 예전보다 적게 시행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집회로 인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질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이에 인도 중앙정부는 지난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야간 통행금지와 같은 방역 조치를 시행할 것을 각 주에 권고했고, 이후 주요 도시들이 속속 새로운 규제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 뉴델리를 아우르는 델리 지역에선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축제 모임이 금지됐다. 술집과 레스토랑은 정원의 50%만 입장할 수 있고 마스크를 무조건 착용해야 한다. 체육관과 수영장은 전면 폐쇄됐고 야간 통행금지도 발표됐다.
뭄바이와 카르나타카주, 하리아나주, 우타르프라데시주 등도 비슷한 방역 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보건당국은 이러한 예방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스크 없이 인도 북동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하바드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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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내년 초로 예정된 주요 지역의 지방선거가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최근 선거를 앞둔 지역을 순방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여러 차례 대중에게 호소했음에도 본인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모디 총리 앞에 밀착한 수십만명의 군중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디 총리는 지난 25일 대국민 연설에서 인도는 또 다른 감염의 물결을 다룰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는 인도에는 180만개의 격리 병상과 50만개의 산소 공급 병상, 어린이 전용 침대 9만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수도인 델리의 아르빈드 케지리왈 주총리 또한 "2차 물결 때 델리는 하루에 2만7000건의 신규 확진자를 기록했다"며 "현재 델리는 하루에 10만명의 확진자도 처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모디 총리와 케지리왈 주총리의 자신감은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지적했다.
델리의 선임 소아과 의사인 디렌 굽타는 정치적 집회가 대규모 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며 최소한 두 달 동안 선거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도를 위한 최고의 치료제는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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