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與 견제행보…탈원전 비판, 이재명 고향 안동서 지역선대위 출범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율 낙폭이 크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윤 후보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부각하며 텃밭 민심을 다잡는데 주력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기 건설'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오는 31일 0시를 기해 사면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을 찾은 윤 후보가 어떤 메시지를 낼지 관심이 쏠렸으나, 첫날엔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발언하는 윤석열 |
첫날 일정은 대여(對與) 견제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먼저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찾아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원전 관련 공약을 집중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탈원전 대신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감(減)원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왜 맨날 입장이 바뀌나.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파괴할 때 이 후보는 어디에 있었나"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원자력 공약 발표 |
윤 후보는 'K-원전 발전 공약' 발표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2017년에 전격 중단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공사를 집권 후 즉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 탈원전 정책의 전면 폐기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한울원전 노조위원장에게 건의문을 전달받으며 "대통령이 되면 즉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개하고,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윤 후보는 이어 이재명 후보 고향인 안동으로 옮겨 경북 선거대책위를 띄웠다.
대구 출신 5선의 주호영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은 "경북에서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지 않으면 다른 데서 질 수 있는 표를 우리가 막아낼 수 없다"며 당원을 독려했다.
윤석열, 경북 선대위 출범식 참석 |
윤 후보는 선대위 발족식에서 20분간 격정적으로 연설하며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윤 후보 부부 및 여동생에 대한 '통신 사찰',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의혹과 민주당의 특검 수용 거부, 이 후보의 탈원전·부동산 정책 말 바꾸기 등을 신랄하게 겨냥했다.
민주당 운동권 출신들을 겨냥해 "(사이버상에서) 소위 '대깨문'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인격 말살을 한다"며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도산서원 찾은 윤석열 |
눈길이 쏠렸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안동의 도산서원 방문 후 기자들이 '우리공화당이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한다'고 질문하자, "늘상 말했듯 직분에 의해서 한 일이라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건강을 걱정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전 대통령 쾌유 기원 집회 |
'강성 친박'인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를 비롯한 당원 100여명은 선대위 출범식 행사장 앞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윤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며 맞불 기자회견을 열었다.
'45년 구형·형집행정지 거부 2회, 박근혜 대통령께 사죄하라', '尹(윤)으로는 물 건너간 정권교체', '선수교체가 답이다' 등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윤 후보는 개인 차량을 타고 행사장에 들어가 충돌은 없었다.
윤석열, '퇴계 이황의 뜻과 정신을 계승하겠습니다' |
선대위 출범 행사 전 윤 후보는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을 방문해 유림을 만났다. 한복을 입고 갓을 쓴 뒤 사당(상덕사)을 찾아 참배도 했다.
윤 후보는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으로부터 퇴계 선생이 제자에게 준 편지를 묶은 '퇴계선생수간' 책자와 90세의 퇴계 16대 종손 어르신이 붓글씨로 쓴 '조복(造福·복을 받으려 하기보다 복을 만들자는 뜻)' 단어가 적힌 족자를 선물 받았다.
윤석열, 도산서원 방문 |
윤 후보는 방명록에 "퇴계 선생의 선비정신을 받들어 나라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에 대구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은 뒤 30일 오전 수성구에서 열리는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한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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