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2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위원장 윤희숙·오른쪽)`가 주최한 `MZ세대와 함께 공정과 공존의 일터를 말하다` 행사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아무리 공직자로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정서적으로는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29일부터 대구·경북(TK) 지역과 충북 지역을 방문한다. 두 지역은 각각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구속 조치된 것을 담당하지는 않았지만, 원인이 되는 삼성 사건을 저희가 했고, 중앙지검 담당이 된 후에 몇 가지 여죄에 대해서는 수사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엔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윤 후보는 "원래 민정수석 제도를 만들 때는 대통령 측근에 대한 통제를 위해 만들었지만 세월이 지나 변질되면서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통해 사정기관을 장악해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해 합법을 위장해 통제하는 게 비일비재해졌다"고 지적하고 집권 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거듭 강조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적 대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선 기간 내에 연금 개혁과 관련해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기는 어느 정당이나 쉽지 않다고 밝힌 윤 후보는 "반드시 임기 중에 연금 재정의 부실화를 막으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젊은 세대를 위한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연간 10만호씩 임기 중 50만호를 공급할 것"이라며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책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는 1년에 청년주택 6만호, 역세권 첫 집 주택 4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로또 주택'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부인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저나 제 아내 입장에서 이 사과가 충분했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진정한 마음에서 한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부인과 유세 등을 함께할지에 대해선 "강요하거나 권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실언 논란에 대해선 "제 잘못이다. 국민의 비판은 당연히 수용하고 받아들이면서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은 져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관련해 "아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국민의힘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그것이 호남인들의 트라우마를 건드리지 않았나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해 법정 토론 횟수보다 더 많은 토론을 제안하는 것과 관련해 윤 후보는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와 미래 비전을 얘기하는 '물타기'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서 좀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근속 연수가 오래되면 자동적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급 체계'의 개선 필요성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강조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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