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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中바이두 메타버스 '시랑' 뚜껑 여니 "뛰는 것 밖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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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첫 메타버스 서비스 나왔지만 기대 못 미쳐

연합뉴스

바이두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시랑 화면
[시랑 PC버전 화면 캡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바이두(百度)가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인 시랑(希壤)을 대중에게 선보였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박한 평가가 나왔다.

28일 상하이증권보 등에 따르면 바이두는 전날 자사의 메타버스 서비스 시랑 내 가상공간에서 인공지능(AI) 개발자 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시랑을 일반에 공개했다.

중국 지역 이용자들은 27일부터 스마트폰, PC,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시랑에 들어갈 수 있다.

이용자들은 시랑에 접속해 자신의 캐릭터를 만든 뒤 가상의 도시 같은 환경에서 이동하면서 다른 캐릭터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전날 개발자 대회에서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시랑 내 가상 극장 무대에서 "인간과 기계가 공생하는 세계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중국이 앞으로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10년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 회장은 처음 메타버스를 활용한 개발자 대회로 주목받은 이 행사 연설에서 정작 시랑의 향후 발전 계획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시랑 내 가상 극장에서 진행 중인 바이두 개발자 대회
[시랑 PC버전 화면 캡처]



중국에서는 '희망의 뜻'이라는 뜻을 가진 시랑이 아직 사람들이 기대하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와 거리가 먼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저장일보 계열 인터넷 매체인 인스재경(銀枾財經)은 "어떻게 봐도 시랑은 모두가 상상하던 메타버스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며 "현재 시랑에서 이용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거나 개발자 대회에 참석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이 매체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이들이 멍하게 뛰어다니고 있을 뿐"이라며 "마이크를 켜도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도 없고 캐릭터 스스로 외모를 꾸밀 수 있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의 외모에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랑의 PC버전을 다운로드받아 캐릭터를 만들어보니 아직은 캐릭터 선택의 폭이 좁아 시랑 내의 사람들이 거의 같은 모습을 한 것처럼 보였다.

바이두 역시 시랑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나아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시랑의 책임자인 마제 바이두 부회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타버스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완전한 출시까지 6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바이두 외에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메타버스 관련 상표 등록에 나서고 관련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는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의 확장으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터넷 광장'을 강력히 통제하는 중국 당국은 메타버스 세계를 철저한 통제 영역에 두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지만 기술적 특징과 개발 패턴을 볼 때 사이버안보 위협부터 기술 패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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