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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손을 댔다 하면 교환도, 환불도 불가능한 남자다. 아니 그럴 생각을 싹 사라지게 하는 '마성의 매력남'이라고 정정한다. 뭘 입어도 찰떡이다. 진부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보다 적절한 단어가 없다. 영화 '모가디슈'의 태준기 참사관이 악바리 원칙주의자라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의 한호열 상병은 능글맞은 재간둥이다. 구교환은 완벽히 결을 달리하는 두 캐릭터를, 완벽히 다른 사람으로 탄생시켰다. 그것도 완벽히 매력적으로. 독특한 목소리와 개성 있는 페이스가 강점으로만 유효하고 연기 스펙트럼에 한계를 지우지 않는다는 점도 놀랍다.
무엇보다 구교환이 유독 빛나는 이유는 '하찮음'이다. 이를 '그다지 훌륭하지 아니하다'라는 사전적 정의로 이해한다면 99% 부족한 해석이다. 요즘 말로 이야기하자면 '소형견 같다'는 뜻이다. 분명히 가드를 올린 채 한껏 으르렁대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짠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멀지만 가깝다. '현실에 없는 남친' 모멘트 그 자체다. 이러한 구교환의 면모는 '청룡영화상'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인기스타상 수상자로 호명된 구교환은 '모가디슈'를 함께한 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가 하면, 이들을 향해 호기롭게 주먹을 번쩍 들어 올렸다. 대상을 포함해 최소 5관왕이라도 차지한 듯한 그를 바라보는 이들은 하나같이 '엄마 미소'를 짓고 있었다(기자 역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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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을 보랏빛으로, 방탄소년단 (정유진 기자의 Pick)"두 유 노 BTS?"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출신을 '두유노 클럽' 회원이라 부르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사실 우리나라 위상을 높인 '명예의 전당'과 다름없는 말이다. 현시점에서 '두유노' 뒤에 제일 먼저 오는 인물을 생각해 보자면, 방탄소년단이라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다. 특히 일곱 멤버 모두 토종 한국인임을 따져봤을 때, 진정한 '국산 보이그룹'이라 더 자긍심이 생긴다.
올해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 등을 빌보드 정상에 올려놓은 방탄소년단은 연말까지 촘촘하게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첫 오프라인 콘서트를 미국에서 성료하고 귀국한 이들의 품에는 현지 음악 시상식 'AMA'에서 탄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트로피가 있었다. 사실 방탄소년단이 'AMA'에서 당당히 한국말로 수상 소감을 전하는 순간, 태극 마크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이 겹쳤다. 전 세계인들이 우리나라 말로 된 노래를 다 같이 따라 부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봄날'은 지구촌을 '버터'처럼 녹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현재, 이름처럼 끄떡없는 '방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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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역주행, 브레이브걸스 (정유진 기자의 Pick)최근 뜨지 못한 비운의 걸그룹을 다룬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브레이브걸스가 떠올랐다. 해체 직전까지 갔다가 역주행 신화를 쓰는 이 이야기. 브레이브걸스는 올해 드라마보다 더한 드라마를 쓴 주인공이다. 숙소까지 빼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브레이브걸스는 4년 전 발매한 노래 '롤린'이 음원 차트 역주행하면서, 기적처럼 다시 활동하게 됐다.
4년 전 위문 공연에서만 떼창이 가능했던 '롤린'은 2021년 '가오리 댄스'로 대동단결하게 한 '국민송'으로 거듭났고, 브레이브걸스 또한 음악방송 재소환, 인기 예능 출연, 각종 광고 섭렵, 신곡 발표 등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말 가요 시상식까지 휩쓸며, '브레이브걸스의 해'라는 걸 당당히 증명해냈다.
남들은 데뷔 5년 차에 여유 넘치는 수상 소감을 전했지만, 브레이브걸스는 달랐다. 떨리는 목소리는 숨길 수 없었고, 흐르는 눈물은 뜨거웠다. 관록이 묻어나는 수상 소감이 아니라서 더 큰 감동이 전해졌다랄까? 브레이브걸스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내년에는 좀 더 '용감'해진 브레이브걸스의 수상 소감을 전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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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들에서 황태자로, 송강 (강효진 기자의 Pick)2021년 탄생한 가장 핫한 남자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송강이다.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잘생긴 외모, '베이글남'이라 불릴 만큼 건장한 체격, 훤칠한 키까지 비주얼 3박자를 고루 갖춘 그림같은 비주얼의 주인공이다. 올 한 해는 무려 드라마 3작품을 공개하며 다작을 발판으로 한 고속성장에 주력했다.
잘생긴 외모의 유망주로 꼽혀온 그는 지난해 연말 이응복PD의 작품 '스위트홈'을 기점으로 인지도 도움닫기에 성공, 단박에 글로벌 신성으로 날아올랐다. '좋아하면 울리는'의 시즌2로는 신규 시청자를 대거 끌어모으며 위풍당당하게 넷플릭스의 아들에서 황태자로 거듭났다.
이어 선택한 tvN '나빌레라'에서는 관록의 배우 박인환과 투톱 호흡을 맞추며 내실있는 성장에 힘썼다. JTBC '알고있지만,'에서는 한소희와 호흡을 맞춰 선남선녀 비주얼로 온라인 화제성을 집어삼켰다. 차기작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에서는 '로코퀸' 박민영과 호흡을 맞추며 대세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쉴 틈 없없지만 알찬 활동으로 1년 만에 가장 핫한 20대 배우로 자리잡은 송강. 차세대 한류스타의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고 있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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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발견, '스트릿 우먼 파이터' 모든 크루들 (장진리 기자의 Pick)누군가를 유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추는 여성들의 춤은 이토록 멋졌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속 모든 댄서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순간들을 즐김으로써 경쟁했고, '캣파이트'를 교묘하게 의도하고 만들어진 프레임에 기꺼이 들어가 보기 좋게 이마저도 전복시켰다. "여성들의 기싸움을 기대한다"는 싸이의 말에 "기싸움 어떻게 하는 건데?"라고 반문하는 립제이의 표정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시청자들을 열광시킨 이유를 잘 보여준다.
'누구나 태어난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고 누군가에게는 '별종'이라 불리는 이들을 지지하고, '난 단순히 통통한 엉덩이만은 아니고, 난 사고할 수 있는 뇌이자 심오한 얘기도 할 수 있는 복숭아빛 입술'이라고 이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을 응원하는 이들은 댄서라기보다는 철학이 있는 예술가에 가까워 보인다.
이제 '스트릿 우먼 파이터' 크루들은 무대를 넘어 각종 예능까지 접수했다. 2021년 가장 환한 스포트라이트 아래 누가 서 있는지를 본다면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가진 화제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허니제이가 한 말에 진실로 동감한다. '잘 봐, 언니들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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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챔피언, 안산 (장진리 기자의 Pick)
양궁 국가대표 안산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휩쓸며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그러나 첫 경기였던 혼성 단체전, 두 번째 경기 여자 단체전 이후 안산의 시원한 숏컷은 때아닌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왔고, 일부에서는 그가 쓴 '얼레벌레'라는 단어가 페미니즘 용어라는 말도 안되는 억지까지 써가며 그에게 '남혐' 프레임을 씌웠다. 국회의원마저 "페미인지 아닌지 말하라"고 요구하던 가운데, 안산은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며 어이없는 논란에 속시원한 한 발을 날렸다.
온·오프가 확실한 것은 더 큰 매력이다. 흔들림 없는 플래티늄 멘탈과 달리 K팝 아이돌에 울고 웃는 등 숨은 반전 매력은 아이돌급 팬덤을 생성했다. 게다가 SBS 예능 프로그램 '워맨스가 필요해'를 통해 공개한 리트리버급 순박함과 솔직함은 더 많은 시청자들을 자신에게 '입덕'시켰다. 자신의 애정 망태기에 마마무, 우주소녀, 루시, 오마이걸, 이주영 등을 넣어둔 안산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오마이걸 무대를 '직관'하며 금메달을 딸 때보다 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오열했다. 누군가의 팬이었던 안산은 'K팝계의 최고 아웃풋'이라는 말과 함께 이제는 만인의 스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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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의 새 키워드, 에스파 (장진리 기자의 Pick)2021년을 대표한 걸그룹을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에스파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답할 것이다. 지난해 '블랙 맘바'로 데뷔한 에스파는 올해 '넥스트 레벨', '새비지'라는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가요계 최정상급 걸그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넌 광야를 떠돌고 있어'라는 '블랙 맘바' 속 외침에 갸우뚱했던 이들은 '암 온 더 넥스트 레벨'을 주문처럼 외우며 '디귿춤'을 췄고, '새비지'를 거쳐 에스파가 'K팝의 넥스트 레벨'이라는 점에 마침내 설득당하고 말았다. 아바타까지 합쳐 8인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 '메타버스 걸그룹'의 매력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 모두 광야에 모여 코스모로 가는 수밖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이끄는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는 오래 전부터 아바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는데, 아바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에스파의 성공으로 미래 비전을 확인했다. 에스파는 SM이 그린 큰 그림, 'SMCU(SM 컬처 유니버스)'의 시작이고, SM이 꿈꾸는 강력하면서도 혁신적인 문화제국의 키 콘텐츠가 될 것이다. 1세대 아이돌 H.O.T.의 성공이 지금의 SM을 만들었듯, 에스파는 이후 시대의 SM을 만드는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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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카를 빛낸 K할머니, 윤여정 (정서희 기자의 Pick)2021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단 한 명의 배우를 꼽으라면 명실공히 윤여정이다. 그는 4월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주조연상을 거머쥐었다. 그가 연기한 순자는 미국으로 이주한 딸의 가정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태평양을 건너왔다. 순자는 그동안 윤여정이 맡은 역할 중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에서는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이번 수상은 102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이며, 아시아 배우로는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이라 의미가 더 크다. 윤여정은 그렇게 내로라하는 후보들을 당당히 제치고, '화이트 오스카'를 깨부수며, 지난 55년 연기 인생을 세계인에게 인정받아 K할머니에 올랐다.
윤여정의 수상소감도 연일 화제를 모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대에 오른 윤여정은 "다섯 명의 후보가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냐"며 유창한 영어와 특유의 재치로 소감을 전했다. 이에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나는 그녀를 사랑해(I love her)"라며 감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윤여정은 무례한 질문에도 노련한 모습으로 응수하며 남다른 품격을 보여줬다. 한 외신 기자가 "시상을 한 브래드 피트의 냄새가 어땠냐"며 인종차별적 질문을 하자, 윤여정은 "난 개가 아니다.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며 여유롭게 대응했다. 앞서 진행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며 "고상한 체(snobbish)하기로 유명한 영국인들이 저를 좋은 배우로 인정해줘서 더 큰 영광이다"고 유쾌하면서도 뼈를 때리는 수상 소감으로 좌중을 뒤집어 놨다. 연기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재치 넘치는 화법으로, 이제는 세계인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윤여정의 연기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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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한 월드 클래스, 이정재 (김현록 기자의 Pick)"이젠 사람들이 너무 알아봐서 집 밖에 나가기 힘들 것 같은데, '오징어 게임' 이후 삶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요? 불편하진 않나요?" LA를 찾았던 그를 향한 미국 기자의 무례한 혹은 무지한 질문에 이정재 빼곤 다 '발끈' 했었나보다. '오징어 게임'의 승리자 이정재는 456번 성기훈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톱스타의 대명사나 다름없었으니까. '모래시계'의 백재희가 말없는 순애보를 바친 1995년 이후 이 마음 한 켠에도 늘 그가 있다. 하필이면 후줄근하기 짝이 없는 캐릭터로 전세계를 평정한 게 안타까워, 팬들이 자진해 '이정재 잘생김' 사진을 SNS로 날라 퍼뜨렸을까. 이정재는 그답게 싱긋 웃었다. "저를 알아봐주는 수많은 분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 같아요, 미국에서는요!"
그에게도 차라리 입다무는 게 낫다며 대사가 없던 시절이, 나오면 망한다는 소리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끊임없는 변모와 절묘한 선구안은 지금의 이정재를 만들었다. '하녀' 이후 '도둑'들의 뽀빠이, '신세계'의 이자성, '관상'의 수양대군과 '암살'의 염석진, '신과함께'의 염라대왕과 '사바하' 박웅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레이까지, 어느덧 그는 작품마다 캐릭터를 아로새기는 배우가 되어 신뢰받는다. 10년을 거절만 당하던 시나리오에 선뜻 뛰어들어 달고나를 핥고 또 핥을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정재이기에 가능하지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젠 한국만이, 미국만이 아니다. 또 하나의 인생캐로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의 톱스타는 이제 세계의 스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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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숨에 월드스타, 정호연 (김현록 기자의 Pick)세계를 누빈 톱모델이었지만, 연기 경험은 일천했다. 뉴욕 패션쇼를 준비하다 오디션 대본을 받았고, 직접 찍은 영상을 본 감독의 부름에 그녀는 곧장 한국행 비행기에 다시 올랐다. 오디션을 보고 또 보면서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감독은 "내가 찾던 그 인물이 나타났다"며 456억이 걸린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탈북소녀 역에 그녀를 캐스팅했다. 올해 9월, 드디어 세상에 나온 그녀의 데뷔작은 세계를 뒤집어놨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글로벌 콘텐츠의 히로인인 그녀에게 뜨거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녀의 이름은 정호연. '오징어 게임'의 새벽이자, 수없이 런웨이에 오른 톱모델이며, 이제 막 첫 발을 뗀 스물일곱 신인배우다.
'오징어 게임' 공개 전 40만 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석 달 만에 2380만(12월13일 현재)에 이르렀다. 럭셔리 브랜드의 구애가 끊이지 않고, 할리우드의 핫스타들과 나란히 LA의 레드카펫을 누비며 할리우드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행운의 여신이 '2021년의 신데렐라'만을 축복하는 것 같지만, 기억해둘 일이다. 그녀는 이미 독보적 개성과 매력으로 인정받은 모델이었고, 오디션 영상을 찍겠다고 밥먹는 시간 빼고 모두를 쏟아부은 집중력의 소유자이며, 주역을 맡은 첫 작품부터 보는 이의 시선을 온통 잡아 끈 될성부른 배우였음을. "두 발 땅에 잘 붙이고 있자"던 선배의 말을 곱씹고 또 곱씹던 정호연은 새벽이처럼 당당하게 주어진 길을 걸어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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