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한국 콘텐츠의 한 해였다. K팝은 방탄소년단(BTS)의 활약으로 명실상부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한류는 주로 K팝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발판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으로 영화·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혔다. ‘K콘텐츠’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지난 4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았다. 1957년 일본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로도 기록됐다. 유력 외신들은 이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로 계속되는 ‘아시안 웨이브’의 연장선으로 봤다.
BTS가 5월과 7월 각각 발표한 곡 ‘버터’, ‘퍼미션 투 댄스’는 이 보이밴드를 ‘K팝 아이돌’에서 ‘팝스타’의 반열에 올렸다. ‘버터’는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총 10주간 1위를 지켰다.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와 ‘퍼미션 투 댄스’로도 1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BTS)과 콜드플레이(왼쪽에서 세번째)가 지난 11월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시상식에서 함께 공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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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적에 힘입어 BTS는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에 선정됐다. 아시아 아티스트가 이 상을 받은 것도, 후보로 지명된 것도 최초다. ‘페이버릿 팝 듀오/그룹’과 ‘페이버릿 팝송’ 부문까지 3관왕에 올랐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시상식으로 통하는 AMA에서 팬클럽 ‘아미’가 외치는 BTS의 이름이 크게 울렸다.
BTS가 내년 초 가져올 소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BTS는 내년 1월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2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다. BTS가 그래미에서도 수상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상에 성공하면 BTS는 AMA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포함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상을 받게 된다. BTS는 내년 3월 서울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46일 동안 세계 1위를 지켰다. 넷플릭스 작품들 중 가장 오랜 기간 1위를 했다. 지난 9월17일 공개된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순위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극중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트레이닝복은 올해 각국의 핼러윈 때 가장 인기 있는 의상이 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콘텐츠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시청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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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외신들도 관심과 분석을 보탰다. 어린 시절 즐겼던 단순한 게임이 생사를 가르는 서바이벌 현장에 등장했다는 점도 흥미 요소지만 <기생충>처럼 자본주의로 인한 사회의 폐해를 드러낸 점에 주목하는 평가들이 돋보였다. 잔혹한 서바이벌 속에서 사회의 ‘낙오자’들이 상금을 놓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에서 경쟁사회의 이면을 봤다는 것이다.
일단 <오징어 게임>이 문을 열자 다른 한국 드라마들도 주목을 받았다. 맹신에 빠진 인간사회가 그려내는 지옥도를 묘사한 <지옥>이 뒤이어 히트를 쳤다. <갯마을 차차차>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고요의 바다>는 공개 이틀 만인 지난 26일 넷플릭스 TV 시리즈 중 전 세계 조회수 4위에 올랐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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