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후유증 봉합 국면
본격적 원팀 행보 시작
차별화 나선 이재명에
이낙연 ‘쓴소리’ 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이낙연 공동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손을 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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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출범식을 열면서 본격적인 ‘원팀’ 행보에 들어갔다. 낙선 이후 두달 가까이 칩거하던 이 전 대표가 이날 최대 맞수였던 이 후보와 함께 공개 석상에 나서면서 경선 후유증이 비로소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당다움’을 거듭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선 이 후보를 향한 ‘쓴소리’를 예고했다. 향후 선거대책위원회 내부 메시지 주도권을 둘러싼 긴장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전위 출범식에서 “문재인 정부의 뛰어난 방역 정책과 국민들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코로나19 위기도 나름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께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민주당의 역사적 소임을 위해 함께 해주시는 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의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고 극복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국민의 삶을 어떻게 지켜드릴 것인지, 사회 양극화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발전시킬 것인지,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등을 다듬고 국민께 알려 드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민주당다움’을 줄곧 강조했다. 그는 “비전위가 ‘민주당다움’을 살리고 키우도록 돕는 일에도 힘쓰기를 바란다”라며 “민주당은 쇄신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중도층 포섭을 위해 기존의 민주당 국정운영 기조와는 차별화되는 메시지를 자주 내고 있다. 최근의 양도세 중과 유예론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의 말은 외연 확장 과정에서 민주당 당원·지지층 등과의 균열이 생기는 일을 막고 ‘중심’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서민·중산층 정당의 역사를 걸어 온 민주당이 마치 (부동산)기득권을 옹호하는 것처럼 돼 가는 데 대한 경계심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51일 만인 지난 23일 전격 회동을 갖고 비전위를 선대위 내부에 설치하고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내 ‘통합’을 원하는 이 후보와, 향후 정치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이 전 대표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이 전 대표에게는 비전위 활동을 국가운영 어젠다 등을 발전시키는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이날 이 전 대표의 “국민의 삶을 어떻게 지켜드릴 것인지”라는 말은 경선시절 슬로건인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후보에게 비전위 출범은 ‘범여권 끌어안기’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탈당자 복당 허용, 열린민주당 합당에 이어 이 전 대표와 결합하면서 ‘이재명 비토론’을 상당 부분 잠재우고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 ‘원톱’ 체제에도 다소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김종인·이준석 등 중량급 정치인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민의힘처럼, 역할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선 시절 이 전 대표를 도왔던 한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주목도가 아무래도 높은 만큼 대형 스피커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도층·서울·여성 등의 지지율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전위는 향후 민주·혁신·포용·평화·미래 등 5대 분야별 의제를 선정해 이 후보의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 1월5일 광주를 시작으로 호남 지역에서 ‘비전 투어’도 진행한다. 전남 영광 출신이자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가 동행하면서 호남 지역의 표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은 민주당 최대 지지층으로 꼽히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두자릿수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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