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 장거리 여행시, 男 가족 동반해야"

탈레반, 여성 교육 취업에 이어 이동권도 제한

국제인권단체 "여성을 수감자로 만들어" 비난

부르카를 쓰고 탈레반 대원 옆을 지나는 아프간 여성(왼쪽). 연합뉴스

부르카를 쓰고 탈레반 대원 옆을 지나는 아프간 여성(왼쪽).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부가 여성이 장거리로 이동할 경우 반드시 남성 가족을 동반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여성에 대한 교육과 취업 제한에 이어 이번에는 이동권까지 제한하고 나선 것이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의 권선징악부는 26일 "72㎞ 이상 여행하려는 여성이 가까운 가족 구성원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교통수단을 제공받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또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차 안에서는 음악을 틀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헤더 바 부국장은 AFP에 "여성들을 죄수로 만드는 방향으로 더 나아간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아프간 여성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업을 하며 가정 폭력에 직면했을 때 도피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르카를 쓰고 이동 중인 아프간 여성. 연합뉴스

부르카를 쓰고 이동 중인 아프간 여성. 연합뉴스
탈레반은 과거 1차 통치기(1996~2001년) 당시 남성과 동행하지 않은 여성의 외출은 물론 취업, 교육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했다.

이번 재집권 때는 과거 1990년대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여성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각에는 아직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취업에도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또 남녀 분리 교육 등을 이유로 여학생에 대한 교육도 제한하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는 아직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를 봐가며 외교 관계 수립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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