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비판에 후폭풍 진화 나서
“야권 분열 전략 아냐” 선 그어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왼쪽)와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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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24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면 결정을 두고 27일 “건강 문제가 가장 컸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일부 지지자들이 ‘원칙 없는 사면’이라고 비판하는 등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야권 분열 전략이라는 야당 비판에도 선을 그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박씨 사면에 대해 “무엇보다도 본인의 건강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됐던 것 같다”며 “깊은 내막을 잘 알수 없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치아가 굉장히 안 좋아서 씹어서 음식물을 삼킬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별도의 영양공급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아주 심각한 상태였다. 그래서 죽이나 미숫가루로 식사를 대신했다고 하지 않나”라며 “형벌은 자유를 구속하고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는 아주 중대한 고통이 된다는 것이지 그게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해치자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건강상 이유를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에 (사면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건 아무래도 박 전 대통령 건강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제가 그쪽 실무자에게 들은 얘기는 만약 이러다가 정말 (건강이) 악화돼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됐을 때, 국민들 사이에 분열이 굉장히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을 많이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당선자가 대통령에게 건의해 사면 복권하는 것으로 예측했다”며 “그런데 지금 불가피하게 이 연말에 (사면)하게 된 건 확실히 박 전 대통령 건강이 악화된 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 KBS 방송에서 “대통령께서 (박씨) 건강을 많이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사면 취지를 해석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일부 지지층이 “원칙 훼손”이라며 국민통합이라는 사면 취지를 비판하고 탈당까지 거론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 박씨 건강 문제를 챙기는 듯한 모습은 문 대통령을 넘어 이 후보를 향할 수 있는 사면 결정의 후폭풍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당내에서도 박씨 사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진정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놓고 봤을때 (사면 결정이) 아쉽고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씨) 건강 상태는 매우 안좋은 것으로 저도 듣긴 들었다”며 “형집행정지로도 건강상태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건강상 이유였다면 형집행정지가 가능했는데 사면을 결정한 것은 과도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사면은 빠졌다며 ‘야권 갈라치기’라고 비판하는 야당 주장에는 일제히 선을 그었다. 진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내에서 어떤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나. 저는 별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며 “누구는 풀어주고 누구는 안풀어줘서 보수와 국민의힘이 분열된다는 얘기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박씨 사면을) 너무 정략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할 거면 1년 전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야권 분열을 노린 정치적 노림수라고 얘기하는 건 좀 무리한 억측 같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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