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신장 독립운동 부추길라…中, 튀르크계 국가 밀착에 긴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국 정부 고문 "OTS, 중앙아시아에 극도의 불확실성 가중"

연합뉴스

기도하는 신장 지역의 위구르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분리독립 운동을 경계하는 가운데, 지난달 출범한 '튀르크어사용국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OTS)가 중앙아시아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중국 정부 고문이 경고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고문인 위안펑(袁鵬)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최근 이 연구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OTS는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랍연맹(AL)을 모방하려 하고 있으며, 소위 튀르크 국가들의 연맹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는 EU,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상하이협력기구(SCO)에 더해 세계 지정학의 심장부에서 새로운 세력이 부상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유라시안경제연합은 러시아를 주축으로 카자흐스탄, 벨라루시,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구소련권 5개국이 서유럽 국가 중심의 EU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연합체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9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지난달 12일 출범한 OTS는 터키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됐으며, 헝가리와 투르크메니스탄은 참관국(옵저버)이다.

2009년 10월 설립된 튀르크 평의회(Turkic Council)가 전신으로, 지난달 이스탄불에서 열린 8차 튀르크 평의회 정상회의에서 '튀르크어사용국 월드비전 2040'이란 명칭의 성명을 채택하면서 '튀르크어사용국기구'로 이름을 변경했다.

OTS의 출범은 이 지역의 맹주를 꿈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야심의 산물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OTS 회원국을 합치면 인구만 1억6천만 명이고, 국토 면적은 450만㎢, 국내총생산(GDP) 합산 규모는 1조5천억 달러(약 1천780조원)에 달한다.

OTS는 성명에서 2040년까지 회원국 간 외교정책과 지역안보, 경제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위안 원장은 "OTS의 결정은 러시아-유럽 간 대립,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 터키의 야심, 아프가니스탄의 정치 지형 변화로 이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중앙아시아에 극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OTS가 '기구' 이상의 뭔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관측했다.

위안 원장은 해당 글에서 신장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OTS 결성 후 중국 전문가들은 OTS가 주민 대부분이 튀르크계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끼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왔다고 SCMP는 전했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위구르인들은 종교적으로도 OTS 회원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언어나 민족적으로도 한 뿌리나 마찬가지다.

중국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신장 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OTS가 결성돼 중국의 근심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 테러 위협을 논할 때 핵심으로 거론되는 것이 튀르크주의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16일 "OTS는 특히 극단적 민족주의의 부상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이는 민족 간 분쟁을 심화시켜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역사학자 짠타오는 SCMP에 "역사적으로 말하면 중앙아시아에서 많은 국제적 협력은 그다지 진전이 없었다"며 장기적으로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