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주자 특검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논의는 '답보'
상설특검법 적용 여부나 특검 대상 등에서 이견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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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의혹 특검과 관련해 여야가 지루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물론 여야 대선주자까지 ‘특검하자’고 외쳤지만, 실제 특검 논의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여러차례 "이렇게 의심받는 것보다는 특검을 한 번 더 하자"고 밝혔다. 의혹을 제기해왔던 야당은 신속히 특검법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심지어 이 후보가 지난달 18일 "제가 조건을 붙이지 않고, 아무 때나,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도 지난달 5일 대선후보로 지명된 뒤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만약 여권에서 두 개를 세트(대장동 특검과 고발사주 특검)로 가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가라고 저는 하고 싶다"고 밝힌 바도 있다.
언뜻 보면 특검에 대해 이견이 없는 것 같지만 특검 논의는 전혀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야는 그동안 공식, 비공식적으로 특검과 관련해 물밑 협상을 벌였다. 가장 최근만 해도 22일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특검 논의를 벌였다. 23일에도 특검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여야가 밝힌 바에 따르면 특검법과 관련해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특검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가, 특검 수사 대상은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다.
민주당은 일단 빠른 속도로 특검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법이 이미 마련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설특검법)을 준용해 특검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주장의 배경은 특검 준비 일정 등이 빨라 신속한 진상규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이에 반발하고 별도의 특검법 마련을 주장한다. 이유는 상설특검법을 따를 경우 특검추천위에서 특검을 추천하는데, 법이 정한 구성 방식으로 보면 여당 쪽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발의한 특검법 등에 따르면 대한변협이 4배수의 특검을 추천하면, 교섭단체 합의로 2명으로 줄인 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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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을 누구에게 맡기느냐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여야 간에 특검 임명 방식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특검 수사 대상도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가 이 후보 관련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의중은 특검법 법안 명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 발의한 특검법 이름은 ‘이재명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의 대장동 개발 관련 특혜 제공 및 연루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 후보 관련 진상을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 대상이 넓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야당은) 고발 사주 의혹이라든지 또는 부인이나 장모 관련된 얘기 이런 것들은 안 받겠다는 것"이라며 "야당에 의한, 야당을 위한 야당의 특검을 하겠다는 거지 않냐"고 비판헸다.
민주당의 이런 주장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민주당이 삼라만상을 특검하자면서 실제로는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단 수사대상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접점이 있는 부산저축은행까지 수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사안에 대해서도 특검을 같이하자 했고 윤 후보도 전적으로 수용했다"면서 "민주당에서 부산저축은행 비리 특검법 발의하면 대장동 특검과 한꺼번에 상정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민주당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특검법을 발의 안 한다면 저희 당에서 발의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반면 법사위 여당 간사를 맡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여야 간 입장 차가 있어 제대로 합의가 안 됐을 뿐이지 의도적으로 논의를 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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