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체로 환영 분위기 속 “야권 분열 노린 정치 술수” 의심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4일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힌 뒤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활동하다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해 박근혜 정부에서 사실상 좌천됐다. 2016년 탄핵 정국에서는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박씨에 대한 적폐 청산을 진두지휘했다.
윤 후보는 2019년 검찰총장 당시 박씨에 대한 형집행정지가 불허된 것과 관련, “제가 불허한 것이 아니다”라며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에서 검사장은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전문가 의사들이 형집행정지 사유가 안 된다고 해서 따른 것뿐”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박씨의 복당 여부에 대해선 “건강 먼저 회복하시는 게 우선 아니겠나.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씨의 사면·복권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늘 마음 한구석을 짓누르고 있던 바윗돌이 치워지는 느낌”이라며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스스로 역사와의 화해를 시도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청와대’의 정무수석을 지냈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당대표로서 박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있었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고, 그 과정에서 당시 우리 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입법부로서 (정부에) 충분한 견제를 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절대로 국정농단 같은 게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적 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씨 사면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는 의심도 나왔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를 빼고) 박 전 대통령만 사면한 데엔 야권의 분열을 노린 정치적 술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수와 진보,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이뤄진 사면이라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박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 모두 포함했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을 배제한 것은 국민통합형 사면이 아니라 끼워팔기형 사면”이라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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