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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박근혜 사면에 요동치는 정치권···대선 돌발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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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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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특별사면을 결정하면서 75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 박씨 사면이 만들어낼 파장의 크기와 방향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정권심판론이 약화돼 여권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보수 결집과 보수 분열처럼 상반된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박씨가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여파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영향력 자체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씨 사면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은 정권교체 여론의 완화다. 정권심판 여론의 밑바닥에는 박씨 수감에 대한 보수층의 반발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은 이번 사면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다소 약화되길 기대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며 “정권심판이라는 구도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 후보가 여태 강조하지 않은 통합이라는 키워드를 얻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씨 사면이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씨 사면은 촛불정부를 표방해온 문재인 정부의 자기 부정으로, 일부 지지층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선대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문 대통령이 내세운 원칙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실망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표심의 변화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도 박씨 사면이 대선판에 불러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수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지만 보수가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강성 보수층은 아직도 박씨를 수사한 윤 후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면을 계기로 정권교체론에 묻혀 있던 윤 후보의 수사 전력이 부각되면서 보수 진영 내의 분열 여론이 생길 수 있다. 박씨를 대변하는 친박계 인사들이 나서면 당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소위 박 전 대통령을 참칭하는 세력들이 자기 정치를 위해 ‘박근혜 뜻’을 악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 후보가 그간에 지고 있던 부담을 덜어버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씨가 계속 옥중에 있거나 건강 상태가 악화될 경우 윤 후보 책임론은 더 커질 수 있었기 때문에 박씨 사면으로 이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박씨가 보수통합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윤 후보에겐 힘이 실릴 수 있다. 박씨는 지난해 총선 직전 “거대 야당 중심으로 힘을 합치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국민의힘 선대위 다른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은 윤 후보에게 기회도 될 수 있고 우려도 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서 당내 전통 지지층 기반이 취약한 윤 후보가 힘을 받을 수도 있고, 공격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 사면이 대선판에 영향을 줄 만큼 유의미한 변수가 되지 못할 거라는 시각도 많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중도·무당층에서 사면에 대한 찬·반은 반반으로 나뉠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사면이 직접적으로 표심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주요 변수였다면 윤 후보가 대선 후보로 당선되는 것도 쉽지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는 지지층들도 연민만 남아 있을 뿐 투표에 영향을 줄 변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애초에 사면 영향은 그리 크다고 보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다고 해서 갑자기 지지층이 바뀌고 이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표심 변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기 어렵다. 국민들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곽희양·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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