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이 발표된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일대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한주형 기자] |
이른바 '국정농단'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70)이 오는 31일 0시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중 최장 기간 복역했다. 노태우(768일), 전두환(751일) 전 대통령보다 수감 기간이 훨씬 길다.
정부는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국민통합 관점에서 사면 복권 대상에 포함한다고 24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이후 이날까지 1730일(약 4년 8개월 23일)째 수감 중이다. 그동안 병원과 구치소를 오가며 지병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삼성서울 병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라고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사면 소식을 접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그냥 담담하셨다"라며 "제가 9시에 들어와서 YTN 뉴스를 같이 봤다. 대통령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라고 답했다.
추후 거처에 대해선 "지금 당장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내곡동 사저가 경매로 (나왔다.) 거처는 저희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치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치료에 그게 전념하신다는 말씀이 있으셨다"라고 회의적으로 답했다.
유 변호사는 "건강이 회복되면 가족분들은 좀 빠른 시일 내에 만나시겠다.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라며 "병원에 계시는 동안 정치인을 비롯해 어떤 분도 만나지 않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전언은 유 변호사가 구술을 받아 정리한 것이라고 유 변호사는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면서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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