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건강문제 주요 변수…이상 발생 시 문재인 정부에 큰 부담
靑 '국민통합' 앞세워…MB제외에 "절반의 통합" 지적도
"정치적 고려없다" 靑 입장에도…대선 정국 파장 불가피
靑 '국민통합' 앞세워…MB제외에 "절반의 통합" 지적도
"정치적 고려없다" 靑 입장에도…대선 정국 파장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전격적으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과 국민통합을 고려한 문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다수 참모들도 몰랐다는 것이 청와대측 설명이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불과 두달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과연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정국에 미치는 파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면 메시지 발표 나선 박경미 대변인 |
◇ 靑 "국민통합 위한 사면, 정치적 고려없다" 밝혔지만…대선 영향 불가피
이번 사면에 대해 청와대가 가장 앞에 내세우는 명분은 '국민 통합'이다.
문 대통령이 입장문에서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대선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당과 상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물론, 청와대 내부 참모들 사이에서의 사전 논의도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결국 여권이나 청와대 참모들의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문 대통령 고유의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 전 이번 사안이 정치권에 몰고 올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국민통합'을 앞세우면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에서 제외한 점 등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게 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으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지만, 그보다 국민의힘이 분열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일부에서지만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임기 내에 복권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여야 인사 한명 씩 균형을 맞춰 통합의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리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
◇ 朴 전 대통령 건강 상태 중요변수…文 정부에도 부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이번 결정의 주요 배경 중 하나라는 데에는 대다수가 동의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최근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지병을 치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여 이와 관련한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직접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해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사면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고령자나 중증환자와 같이 어려운 여건의 수형자분들도 인도적 배려차원에서 사면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문 대통령과 정부 차원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여권 지지층의 사면반대 여론이 다소 사그라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줄곧 문 대통령이 계속해서 사면을 고려해 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같은 기류가 이낙연 전 대표의 '사면 발언'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오랫동안 이 문제를 두고 고심하다가 전 대통령의 급격한 건강 악화라는 변수를 만나 결국 마음을 굳힌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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