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메타버스·블록체인 기업으로 탈바꿈… 이정재·정우성도 품었다

송병준 컴투스그룹 이사회 의장./ 컴투스그룹 제공

모바일 게임사를 넘어 블록체인·메타버스로 영역을 확장하는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가 기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가 하면,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만든 연예기획사의 경영권까지 인수한 것이다. 게임뿐만이 아닌 콘텐츠 전반에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게 컴투스홀딩스의 전략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21일 2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사측은 자사주 처분의 이유에 대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날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컴투스플러스가 갖고 있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38.43% 가운데, 21.96%를 취득했다.

이와 동시에 컴투스홀딩스는 자회사 위지웍스튜디오와 함께 이정재와 정우성 기획사로 알려진 아티스트스튜디오와 아티스트컴퍼니를 자회사로 두는 신설 법인 아티스트홀딩스(가칭)에 각각 250억원, 800억원을 투자해 총 1050억원에 경영권을 사들였다.

컴투스홀딩스를 포함한 컴투스그룹 전반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최근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 속 세계관을 구현하는 것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비슷하다는 부분에서 나아가 게임과 콘텐츠, 블록체인을 아우르는 융합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가리켜 컴투스그룹은 ‘컴투버스(Com2Verse)’로 부르고 있다.

P2E 게임으로 제작되는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 컴투스 제공

게임은 자회사들이 보유한 ‘KBO 프로야구 게임’, ‘미국 메이저리그 매니지먼트 게임 OOTP’ 등 스포츠 게임의 지식재산권(IP)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한다. 게임 캐릭터나 프로야구 선수 카드 등을 대체불가능한토큰(NFT)화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게임도 P2E(플레이투언) 개념을 더해 새로운 게임으로 발전시킨다. 특히 글로벌 e스포츠계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컴투스 서머너즈워 IP의 내년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 P2E 게임으로 만들어진다. 이보다 앞서 ‘크로매틱 소울:AFK 레이드’가 1분기 출시된다.

컴투스는 콘텐츠에도 집중하고 있다. 배우 송중기와 김태리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로 유명세를 탄 위지웍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3월 450억원을 투자했고, 이어 8월 1607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완전 인수했다.

위지웍스튜디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 회사로, 컴투스홀딩스는 자사 게임의 영화·드라마화, 위지웍스튜디오 영화·드라마의 게임화 등 교차 작업을 추진한다. 또 각각의 콘텐츠 역시 모두 NFT화해 플랫폼 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위지웍스튜디오는 공유·배두나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공개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배우 정우성과 함께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한 배우 이정재. 컴투스의 경영권 인수 후에도 주주로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해당 기획사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이정재, 영화 ‘기생충’의 박소담, 국민배우 ‘안성기’ 등이 소속돼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톱클래스 배우 라인업 등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자체 게임 개발 등을 추진하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라며 “e커머스 및 NFT를 포함한 블록체인 분야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파트너십도 구축해 나간다”고 했다.

컴투스홀딩스는 게임과 콘텐츠 등으로 생성된 NFT를 거래하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도 개발 중에 있다. 코인원 지분 투자는 이 계획의 하나로 보인다. 최근 유틸리티 토큰(특정 플랫폼에서만 활용되는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자체 플랫폼 개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다.

‘C2X(씨투엑스)’로 불리는 자체 토큰과 거래 플랫폼은 글로벌 10위권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와의 협력을 통해 구축하고 있다. 컴투스그룹의 게임전문 플랫폼 하이브에도 블록체인 전용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탑재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홀딩스는) NFT 기반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런칭 초기에는 K팝 아이돌 NFT 중심으로, 이후 순차적으로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와 게임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하이브와 통합해 하이브 내 모든 게임 NFT를 거래소에서 거래되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nichola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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