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가 진단키트 5억개 무상 공급 예정
英 시민은 무료로 배달받거나 약국에서 제공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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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과 맞물려 전 세계 주요국이 검사를 대폭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오미크론의 높은 전파력 탓에 백신 접종자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까지 잇따르면서 기존 백신 독려 정책에 더해 검사 확대를 바이러스 억제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자가 진단키트 5억개를 가정에 무상으로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 이 키트를 사면 보험으로 사후 정산해 주겠다는 정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는 등 비판론이 커진 후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백악관 대변인이 키트 무상 공급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한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빠른 검사를 한 축으로 삼고 있다”고 한 뒤 이는 올봄만 해도 검사 대신 백신 접종을 강조해 제조사들이 검사키트 생산을 줄이게 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검사 확대 정책은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졌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일례로 대규모 신속 검사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 영국은 무료로 자가 진단 키트를 집으로 배달받거나 근처 약국에서 가져올 수 있다. 결혼식이나 스포츠 등 행사에 참석하기 전 신속 검사를 하는 것은 많은 영국인의 표준처럼 됐다.
독일 정부는 지난 3∼10월 무료 검사를 위해 수억 개의 신속 검사 키트를 사들였다. 이 무료 검사 정책은 최근 확진자가 늘면서 다시 시작됐다.
싱가포르도 가정에 무료 검사 키트를 배포하고 있고, 프랑스와 벨기에의 경우 몇 유로만 주면 자가 진단키트를 살 수 있다.
각국이 검사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와 비교해 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작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가정 내 검사를 통해 확진 여부를 알게 되면 그만큼 전파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신속한 자가 진단 키트에 대한 접근성은 저소득국과 중소득국에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나히드 바델리아 보스턴대 교수는 WP에 이들 국가는 부유한 나라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아 오미크론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WP는 신속한 검사로 칭찬받는 나라들조차 오미크론이 상륙하기 전부터 이미 확진자 급증에 직면했었다며 신속 검사는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견해도 전했다.
또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퍼짐에 따라 불과 몇 주전만 해도 신속 검사가 넘쳐났던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도 물자 부족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은 부유한 국가의 백신 거부자와 많은 빈곤국의 다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을 끝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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