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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아이-노인 안전하게… 맞춤택시로 모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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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임산부-영유아 가정 돕는 병의원 방문 ‘아이편한택시’ 직영

광진-은평-강동도 모빌리티社와 협업 방식으로 비슷한 서비스

실종 치매어르신 수색 택시도 등장

동아일보

23일 오전 서울 노원구 주민이 24개월 미만 자녀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위해 노원 ‘아이편한택시’를 이용하고 있다(위쪽 사진). 임산부, 영유아, 난임부부 등을 위해 노원구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이 전용택시는 소형 SUV 차량으로 유모차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짐 운반을 비롯한 도어 서비스를 제공한다(아래쪽 사진). 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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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사는 임신 6개월 차 주부 박지현 씨(31). 최근 병원에 갈 때마다 고민이 많았다. 혼자 검진을 받으러 가는 날은 그나마 나았지만 이제 두 돌이 된 첫아이를 데리고 짐 가방까지 챙겨 병원에 가는 일이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꺼림칙하지만 운전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 육아도, 인생 2막도 돕는 ‘아이편한택시’

박 씨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노원구가 올 8월부터 조금 특별한 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임산부와 24개월 이하 영유아를 둔 가정, 난임 부부가 예방접종·검진 등 의료 목적으로 병의원 및 보건소를 방문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택시 ‘아이편한택시’다.

인접 구 포함 8km 이내까지 운행하며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다. 병원 방문 날짜 3일 전까지 노원구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집에 돌아가는 택시도 예약이 가능하다. 운영 4개월 만에 23일까지 운행 횟수 1247회로 반응도 좋은 편이다.

영유아용 카시트가 설치돼 있고 유모차 등 짐을 운반해주는 도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이가 24개월이 될 때까지 2년간 30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박 씨는 “비말 차단을 위한 가림막이 차내에 설치돼 있고 기사께서 제가 타기 전과 내린 직후에 바로 환기와 소독을 하셔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24개월 미만의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한지연 씨(30)도 “카시트가 없는 일반 택시의 경우 아이를 안은 채 차 문을 열고 타는 것부터가 난관”이라며 “이 택시는 카시트가 있어 이동 중에 아이가 울더라도 (부모의) 손이 자유로우니 분유를 줄 수도 있고, 아이를 달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광진구(광진맘택시), 은평·강동구(아이맘택시)도 임산부·영유아 가정 전용 택시를 운영 중이다. ‘i.M(아이엠)택시’, ‘마카롱나무’와 같은 기존 모바일 모빌리티 회사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택시를 직영하고 있는 노원구는 모든 운전사를 ‘노원어르신행복주식회사’를 통해 만 55세 이상 주민으로 채용했다. 이 회사는 구가 출자한 기관으로 어르신 일자리를 전담하는 고령자 친화기업이다.

사업 출범 때부터 운전사로 일한 김행희 씨(60)는 “최근 은퇴한 뒤 올해부터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학습보조교사로 일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취소됐다”며 “그러던 중 지금의 일자리를 갖게 됐는데 출생률이 낮은 사회에서 젊은 부부를 도와주는 것에 큰 보람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길 잃은 노인들을 위한 택시

임산부, 아이들을 위한 택시가 있는가 하면 길 잃은 노인들을 위한 택시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는 10월 6개 택시회사와 ‘치매지킴택시 업무협약’을 체결해 치매 배회 어르신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치매지킴택시는 실종 어르신이 발생하면 곧바로 택시 기사들에게 알린다. 길을 배회하는 어르신을 발견하고 유관기관에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또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배회 어르신 발견 시 대처 방법 등의 사전 교육을 진행한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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