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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선거 손떼더니 선대위 해체·후보 비판하는 당대표…이준석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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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당 대표 행보에 '도대체 왜' 의문 증폭…자기정치 비판도

'정권교체' 강조한 李…당내 인사들 '대선도움 안된다' 우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위해 서울 중구의 한 호텔로 들어가고 있다. 2021.12.2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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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직책 사퇴를 선언하며 선거에서 손을 뗀 직후 선대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관계자)을 공개 지목하며 날을 세우고, 선대위의 전면 해체까지 주장하고 대선 후보를 향한 공개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 등 선거 시기 당대표로서는 한 번도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이런 초유의 사태를 두고 정치권은 크게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 대표 자신은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한 쓴소리라는 주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라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 윤핵관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선대위에서 보직을 맡은 사람들은 전면 사퇴하고 선대위의 6개 본부 체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선대위 해체'를 주장했다. 또 "이걸(선대위) 해체하지 않고 '윤핵관' 문제 해결에 답이 없다"고 했다.

현 선대위 체제를 전면 개편하고, 윤핵관 등 기존 인사들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걷어내고 (선거) 대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며 김 위원장 중심의 선대위 개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선대위 구성 이전부터 김 위원장 중심의 선대위를 주장하다 '윤핵관'과 갈등을 빚어왔다.

윤핵관을 장제원 의원으로 지목하며 공개 비판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사실상 좌장 역할을 하다 '문고리 3인방' 논란이 거세진 가운데 아들 문제로 지난 11월23일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선대위 조직에 없는 사람이라서 문제"라며 "(그 사람은) 부산을 벗어나선 안 된다"며 윤핵관으로 장 의원을 시사했다.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는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은 장 의원이 저도 모르는 얘기를 줄줄이 내놓기 시작한다"며 "장 의원이 굉장히 정보력이 좋거나 핵심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윤 후보를 두고는 그가 주장한 '청와대 인원 축소'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선대위는 지금 직도 없는 자가 정밀타격 하면서 본부장을 지목해 괴롭히고 있다"며 측근인사 관리 실패 책임을 물었다.

윤 후보가 '몇 달 뒤면 사라질 조직에서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한 데 대해선 "그런 인식 자체가 '이준석이 파워게임하고 있다'고 누군가 주입하고 있다는 거다. 당 대표가 선대위를 개선하고 바로잡겠다는 게 자리싸움으로 비치고, 그런 인식을 하고 있다면 윤핵관이나 후보 둘 다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정치권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런 초유의 집안싸움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를 리 없는 이 대표가 선대위를 박차고 나와 공개적으로 내부를 향한 총질을 하는 초강수를 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자기정치'를 한다는 의심이 나온다. 윤 후보 중심의 선대위 체제에서 자신의 전략과 의견, 구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자 마음이 틀어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나보고 '자기 정치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돋보이려고 했느냐,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지길 바라는 마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당 대표로서 후보가 지길 바랄 리 없다. 그럼 나는 남는 게 뭐가 있나, 정계 은퇴다. 내가 있어도 이기고, 없어도 이길 것이다. 다만 어떻게 이겨야 할지 선거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내가 비난을 받더라도 경종을 울리든지 아니면 (난맥상, 하극상, 수모를 참고 선대위에 머물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말했다. 선대위 직책 사퇴는 대선 승리를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 인사는 "현재 갈등을 수면 아래서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이 대표 행보에 의문을 나타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이렇게 문제를 삼아서 선대위를 개편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충정이라고 본다"면서도 "이것이 과연 윤 후보의 당선에 도움이 되는 행위인가를 보자"고 우려했다.

윤 후보 특별보좌역으로 임명된 조해진 의원은 "'당신네 때문이야', '그 사람들 때문이야', '그 사람들만 빼면 문제가 해결될 거야'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은 정말 잘못됐고, 잘못하면 그게 국민 눈에 정치 투쟁이나 내부 권력 암투처럼 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척하면 척하는 사이'라고 밝힌 김종인 위원장 역시 이 대표 주장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대선 후보와 개인적으로 가까우니 나름대로 무엇을 해야겠다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임무 이외의 기능을 발휘하려 해서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윤핵관 문제에는 이 대표와 같은 의견을 전했다.

다만 이 대표의 '6개 본부 해체' 주장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며 "내가 총괄위원장으로서 새로운 그립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일지 몰라도 그 자체(6개 본부 해체)가 현실적으로 실효를 볼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고 했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 승리를 위한 명분에도, 선거 국면에서 당 대표 행보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며 "특히 2주 전 울산회동에 이어 또다시 선대위와 충돌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인 것은 과도하다. 충격요법도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올 것"이라고 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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