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대표, ‘원팀’ 힘 보태기
호남·중도층 공략 속도낼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식당에서 열린 오찬회동에 들어서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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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23일 전격 회동했다. 대선 후보 결정 이후 두달여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선거대책위원회에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를 꾸려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그동안 잠행하던 이 전 대표가 ‘원팀’에 힘을 보탬에 따라 민주당은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내부 전열을 정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후보로선 이 전 대표의 근거지인 호남과 중도층 유권자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대표님께서 잘 보살펴주시면 좋겠다”라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표님이 많이 업어 달라”라고 말했다. 1시간20분간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두 사람은 당 선대위에 ‘국가비전과 통합위원회(비전위)’를 설치해 각각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시고 4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 전 대표께서 잘 채워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제가 활동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다른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 시절 이 전 대표 캠프 정무실장이었던 윤영찬 의원은 회동이 끝난 뒤 “비전위는 코로나19 극복과 양극화 완화, 복지국가 구현, 정치개혁, 평화로운 한반도, 국민 대통합 등을 위한 어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차기 정부의 구체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에서 최대 맞수였던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공식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달 2일 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마주친 이후 51일 만이다.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은 이 전 대표는 낙선 인사 차원에서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가져 왔으나 공개 석상에 오르는 일은 피해 왔다. 당 안팎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생긴 당내 갈등을 온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적극 돕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성원과 자문에 감사드리기 위해 오찬을 요청했고 이 전 대표가 흔쾌히 응답해 회동이 성사됐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 비서실장이자 경선 당시 이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오영훈 의원은 “이날 회동의 의미는 정권 재창출과 당원·지지층의 단합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삶과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국민들의 통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회동을 계기로 현재 폐쇄 상태인 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도 다시 열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다음달 실명제를 도입할 때까지 홈페이지 내 당원게시판을 잠정 폐쇄했다. 경선 이후 이 후보를 비난하는 이 전 대표 측 지지자들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온다는 이유였다. 윤 의원은 “당내 갈등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 하더라도 (이를)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탁지영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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