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드래곤시티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케이크’. (서울드래곤시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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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3~25일까지 3일간 서울신라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2종 판매량 증가율이다. 2019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크리스마스와 송년 모임이 홈파티로 대체되고 SNS에서 ‘핫 아이템(hot item)’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중 케이크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는 호텔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치가 ‘완판’됐고,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호텔업계에서 10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케이크’ 경쟁이 치열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이 제한된 가운데, ‘홈파티의 꽃’인 케이크가 크리스마스 식탁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상황이 이렇자 홈파티를 겨냥한 특급 호텔들의 럭셔리 케이크 경쟁이 뜨겁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서울·부산, 롯데호텔 서울·월드·제주·부산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 중이다.
시그니엘 서울의 델리샵 페이스트리 살롱은 레드 베리 콩포트가 가득 들어간 레드 베리 크림치즈 케이크(7만원)와 밤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몽블랑(7만원)을 선보였다. 시그니엘 부산 페이스트리 살롱은 바닐라 치즈 무스, 피스타치오 다쿠아즈 등으로 장식한 케이크 ‘크리스마스트리(10만원)’와 티라미수로 만든 나무 장작 모양 ‘부쉬 드 노엘(9만5000원)’을 내놨다. 또한, 브라우니를 활용해 도토리를 표현한 크리스마스 파인트리(7만8000원)와 미니 케이크 3종도 준비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중 케이크보다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맛이 입소문을 타며 판매량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딸기 케이크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무려 4600개가 팔려 나갔다. 올해는 현재까지의 예약량이 전년 판매량을 이미 웃돌고 있어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에 위치한 그랜드 델리에서는 3인의 제과 기능장들이 시그니처 케이크 11종을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초코나무 쑥 케이크’ ‘파인트리 케이크’ ‘이글루 케이크’ 3종이 호텔 추천 케이크다. 가격은 6만8000원부터.
하얏트 계열 안다즈 서울 강남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4종과 베이커리류를 선보인다. 헤이즐넛 초콜릿 무스, 샤를로트 오 프레즈 등의 시그니처 케이크와 진저하우스, 슈톨렌, 파네토네 등 전통 크리스마스 빵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5만5000~9만원이고 2일 전 사전 예약이 필수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신라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 ‘위싱 리스’ ‘화이트 홀리데이’, 롯데호텔 서울&월드의 베어 쇼콜라 하우스 케이크, 그랜드 하얏트 제주 ‘델리’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디저트,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의 ‘럭셔리 컬렉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각 사 제공) |
▶코로나에 홈파티 케이크 인기 ↑
안다즈 서울 강남 관계자는 “ ‘크리스마스 케이크 얼리버드 프로모션’의 사전 예약자 수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존 케이크 디자인에 변형을 줘 커스터마이징(개인 맞춤화)을 원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대량 구매도 잇달았다. 케이크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5배 증가했고, 크리스마스 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드래곤시티의 쇼룸형 디저트 카페 ‘알라메종 델리’는 3종의 크리스마스 스페셜 케이크를 내놨다. 화이트 초콜릿 무스와 라즈베리 젤리가 조화로운 ‘산타 케이크’, 알라메종 델리의 시그니처이자 베스트셀러인 ‘크리스마스 스페셜 케이크’, 생딸기를 듬뿍 올린 ‘딸기 타르트’ 등이다. 가격은 5만5000원부터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트리 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3종을 선보인다. ‘화이트 스노우 케이크(12만5000원)’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시트에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생크림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풍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전언. ‘해피 파인 트리 케이크(9만9000원)’는 화이트 초콜릿의 부드럽고 진한 맛에 녹차 쇼콜라로 농밀하면서도 달콤 쌉쌀한 맛을 더했다. 진한 초콜릿 스펀지에 다크체리를 듬뿍 넣어 달콤함을 더한 ‘파스텔 포레스트 케이크(6만8000원)’도 지난해에 이어 선보인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 ‘델리’에서는 5만원대 크리스마스 에디션 케이크와 크리스마스 스페셜 초콜릿(6500~4만원대)을 선보인다. 우도 땅콩 바닐라 통나무 케이크, 다크 초콜릿 통나무 케이크, 마스카포네 스트로베리 케이크를 비롯해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초콜릿, 크리스마스 모자를 쓴 돌하루방 초콜릿 등이다. 호텔 관계자는 “ ‘델리’를 이끄는 ‘고디바(GODIVA)’ 총괄 쇼콜라티에 출신 벨기에 페이스트리 총괄셰프인 필립 다우가 선보이는 페이스트리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페스티브 골드 캔들 케이크’ ‘딸기 쇼트 케이크’ ‘산타 벨트 케이크’ 3종을 준비했다. 페스티브 골드 캔들 케이크는 캔들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초콜릿 크림과 바닐라 크림을 얹어 촛농의 질감을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딸기 쇼트 케이크는 제철 딸기와 농도 짙은 생크림을 가득 담았다. 산타 벨트 케이크는 상큼한 딸기 무스 안에 촉촉한 초콜릿 스펀지와 요거트 무스 그리고 수제로 만든 딸기 콩포트를 담아 풍성한 맛을 표현했다. 가격은 7만~9만5000원이다.
이 밖에도 프랑스 미식 문화를 소개하는 모던 프렌치 호텔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케이크 3종과 부쉬 드 노엘 케이크 2종을,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은 ‘크리스마스트리·눈사람 케이크 2종(3만9000원)’을 내놨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관계자는 “SNS에 공유돼야 경험으로 인정되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럭셔리 케이크는 파티의 꽃이 됐다. 케이크가 하나의 먹거리에서 그치지 않고, 그날의 파티를 알리는 상징적인 장식 역할을 하면서 고가의 럭셔리 케이크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9호 (2021.12.22~2021.12.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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