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거리두기 강화에 길거리 내몰린 자영업자들 "이제는 갈 데까지 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반대하는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자영업자들은 정부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대규모 영업손실을 정부가 전액 보상하고 자영업자에게 방역 책임까지 지우는 방역패스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22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이번 집회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당초 이날 집회는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총 299명이 모이는 행사로 신고됐다. 경찰은 총 14개 부대 800여 명의 경력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해 펜스를 설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동선을 통제했다.

집회 신고자보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몰려, 상당수 자영업자는 펜스 바깥에서 집회에 참석했다. 취재진이 대거 몰리면서 집회에 참석하려는 자영업자와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광경이 만들어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로 이름 지어진 이날 집회에서 주최측은 △방역패스 철회 △영업제한 철폐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반대 등 5대 요구사항을 정부와 여당에 제시했다. 자영업자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정부에 요구했고 "자영업자도 국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구체적으로 이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중단되고 다시 4인 모임 제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일방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세한 사업장 상황상 방역패스 확인 의무까지 자영업자에게 주어지는 건 사실상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만드는 조치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3월부터 거의 2년에 걸쳐 행정명령 체계가 이어져, 손실은 누적될 만큼 누적됐다"며 "정부 정책에 협조했지만 자영업자에게 돌아온 것은 다시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자영업자들은 더는 빚을 낼 곳이 없다. 이제는 갈 데까지 갔다"며 "자영업자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가중하는 방역패스는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격앙한 조 대표는 무대에서 눈물을 보였다.

서울 구로에서 21년째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자영업자 A 씨(익명 요청)는 "2년 넘도록 임대료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받은 자영업자에게 고작 방역지원금 100만 원을 준다는 정부 정책은 자영업자를 우롱하는 짓"이라며 "외국처럼 전문가를 동원해서 자영업자 손실액의 70% 수준은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코로나19 이전 6000여만 원이던 한 달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30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져 "세 명이던 종업원을 한 명으로 줄였지만 임대료를 내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북 수유에서 5년간 코인노래방을 운영한 자영업자 B씨(익명 요청)는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가 방역수칙을 새로 세우지만 효과는 없고 자영업자 피해만 커지고 있다"며 "월세를 낼 여유도 없고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벅찰 정도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B씨는 "적어도 무조건 내야 하는 월세, 전기세 고정비용이라도 정부가 백퍼센트 손실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제 대출 상환도 시작돼서 정말 막막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프레시안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방역패스 철회 등을 요구하는 자영업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미리 펜스를 설치해 집회 기준인 299인의 행사장 입장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많은 자영업자들은 펜스 바깥에서 행사에 참여했다. ⓒ프레시안(최용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 가운데 특히 이성만 의원이 무대에 오르자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무대에서 내려가라"고 야유했다.

급기야 흥분한 자영업자 일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자 김기홍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가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장사를 못하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며 "과격한 행동 대신 국민에게 우리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이후 결의문 낭독과 사업자등록증을 버리는 현장 행사 등을 마지막으로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행사 이후 자영업자들은 정부에 방역패스 철회 등의 입장을 담은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자영업자들은 내년 1월 2일 이후에도 정부가 방역패스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다시 거리로 나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대위가 강조하는 점에 다소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측 참가자들은 방역패스 철회와 신속한 손실 보상을 집중 요구했다.

반면 이선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이상백 경기도 의정부시 소상공인연합회장 등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특히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주로 밝혔다.

프레시안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집회 관계자들이 사업자등록증을 접어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집회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이 손실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를 비판했다. ⓒ프레시안(최용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