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준석 성격상 복귀 안 할 것. 분명 조수진이 ‘오버’했다”

“(이 대표)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는 것” / “분명하게 얘기해서 조 최고위원이 좀 오버한 얘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간 갈등이 극에 치달았던 사안과 관련해 “분명 조 최고위원이 ‘오버’하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선대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본부장 자리에서 내려온 이 대표를 두고 “(이 대표)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해서 ‘즉흥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참고 지나가야지, 그런 식으로 그만둔다고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얘기했다”면서 “회의에서 두 사람이 발언하는 걸 직접 들었는데 조 최고위원이 조금 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 최고위원에게 ‘이 대표를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하고 문제를 풀자’라고 했는데 오전까지 그런 사과 없이 지나갔던 것 같다”면서 “이 대표는 점점 더 불쾌한 감정을 갖게 됐고, 따로 둘의 면담 없이 이 대표가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아무리 선거철이라고 해도 위계질서가 있는 것”이라고 조 최고위원을 질타했다.

그는 “현재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선후보가 제일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절차가 있는 건데 ‘후보 말만 듣고 나는 다른 사람 말 안 듣겠다’고 할 것 같으면 선대위 조직 자체가 제기능을 할 수 없다”면서 “분명하게 얘기해서 조 최고위원이 좀 ‘오버’한 얘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극단적인 방향을 취하지 않으면 시정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이 대표의 생각을 읽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얘기를 해 봐야 하겠지만, 성격상 다시 복귀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면, 이는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선대위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을 선언했다.

조 최고위원은 사과를 위해 당 대표실을 찾았지만 끝내 이 대표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조 최고위원도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 직에서 사퇴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유 막론하고 정말 송구하게 됐다. 대선이 후보 중심으로 힘을 실어야 하는데 어제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고 잘못 받아들여졌다. 그 역시 제 불찰”이라고 고개 숙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한편, 같은 날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조수진 사태에 관해 “김종인 위원장이 ‘이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 후보는 조금 있어라. 내가 이 문제를 알아서 처리하겠다. 내가 맡아서 하겠다’고 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하고 얘기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