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피카딜리 극장 앞을 지나고 있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오는 23일까지 공연이 취소됐다. 런던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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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도 썰렁한 연말연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도시들이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대대적인 신년 행사를 준비했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시는 트래펄가 광장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새해 전날 트래펄가 광장에서 6500명이 모인 축하 행사를 주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시 내 코로나 감염이 기록적인 수준이라며 “많은 런던 시민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바이러스 확산을 줄이기 위해 올바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선 12월31일 자정이 되면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의 종탑인 빅벤이 울리고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군중들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작별)’을 부르며 새해를 맞는다. 하지만 지난해 모임 금지 조처가 내려졌고 올해도 행사가 취소되면서 조용한 새해맞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영국은 대신 BBC 방송을 통해 새해를 축하하는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새해 전야 행사도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다. 타임스퀘어에서 매년 마지막 날 열리는 신년 행사는 전세계에서 1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모이는 초대형 행사다. 지난해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극소수 시민을 초청해 비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올해는 행사를 허용할 방침이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행사가 예정되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현지 WABC방송은 전했다. 뉴욕시는 이번주에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 그랜드 파크에서 열리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도 당초에는 대면 행사를 계획했지만 결국 2년 연속 비대면 생중계로 전환됐다.
프랑스 파리도 연례 불꽃놀이 등 각종 행사를 취소했다. 로마를 비롯해 여러 이탈리아 도시들은 불꽃놀이 등 각종 신년 전야 축제를 취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공공장소에서 연회와 음주 등을 규제했다.
네덜란드는 19일 전면 봉쇄(록다운) 조치를 선언했다. 정부는 필수 상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레스토랑, 미용실, 체육관, 박물관 및 기타 공공장소에 최소 1월14일까지 폐쇄를 명령했다. 개인적으로 집에 초청할 수 있는 손님 수도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을 제외하고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독일은 오는 28일부터 나이트클럽을 폐쇄하고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에도 제약을 둘 계획이다. 백신접종 완료자와 코로나19 회복 환자 등으로 구성된 사적 모임은 10명까지만 허용된다.
반면 대대적인 연말연시 행사를 준비하는 도시들도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를 비롯해 각 관광 명소에서 신년맞이 불꽃놀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행사를 앞두고 두바이 전역의 호텔 예약이 꽉 찼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다만 국가 위기·비상관리 당국(NCEMA)은 최근 오미크론이 확산하자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야 축하 행사장의 수용 인원을 80%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그린패스(백신접종 증명)를 제출해야 하며 96시간 이내에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야 한다.
호주 시드니도 새해 전야 축하 행사를 열기로 했다.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은 “서비스업이 전염병 기간 동안 고통을 겪고 있어 시민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시민들의 참석이 허용되지만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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