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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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세금 제도 개편과 관련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조직을 가동할 계획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추진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 방안을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반대하고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자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 결과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세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내 워킹그룹을 만들어 가동시키기로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했다. 윤호중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원회 주도로 워킹그룹을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최고위원들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문제는 당내에도 이견이 많다”며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당내 의견을 집중적으로 수렴하고, 그 다음에 당정 협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내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부동산 세제는 당 안팎에서 찬반 주장이 있다”며 “국민 전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방향이 옳다고 해도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당내 의견 수렴 목적이 큰 만큼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원내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게 될지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주장한 공시가격 제도 개선 방안은 전날 당정협의를 통해 관철시켰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완화 방안을 놓고는 당내 이견이 크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자칫 투기심리를 자극할 수 있고, 매물잠김 해소라는 기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다주택자 세제 강화라는 기조를 훼손하면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점도 이 후보와 민주당에게 부담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의 신뢰가 떨어지기에 정부로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 부분들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금 시기에 (주택을 팔라는) 여유공간을 준다고 해서 그분들(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거라는 데에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부동산 세제 워킹그룹을 만들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추진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이 후보도 당내 워킹그룹을 꾸리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전날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계속 반대할 경우 “당선돼서 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22일 개최되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워킹그룹 가동 관련 논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서는 의견 수렴 절차와 대선 국면 등을 감안해 내년 1~2월까지 워킹그룹이 가동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추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임시국회 개최를 염두에 두고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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