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민정수석, 많은 도움 드리겠다” 김진국 靑민정수석 아들, 취업지원서에 적었다가 사과

[경향신문]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여러 기업체에 입사지원서를 내며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니 많은 도움을 드리겠다”고 써낸 사실이 드러났다. 김 수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과했다.

20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수석의 아들 김모씨(31)는 최근 금융 관련 컨설팅 업체 등 5곳에 입사지원을 하면서 지원서에 ‘아버지가 민정수석’이란 내용의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

자기소개서의 ‘성장 과정’에 “아버지께서 김진국 민정수석입니다”라는 한줄 내용만 적었다. ‘학창시절’을 기재하는 란에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겁니다”라고 적었고, ‘성격의 장단점’ 란에는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 ‘경력사항’에는 “한 번 믿어보시고 저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저는 거짓말 하지 않습니다”라고 썼다. 김씨는 “제가 이곳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희망연봉을 3500만원~4000만원으로 적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의 학력 란에는 ‘2018년 3월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졸업’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용인대를 졸업하지 못했고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 자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너무 취직을 하고 싶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제대로 된 이력서를 한 인터넷기술(IT) 업체에 내고 정식으로 취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는 채용과정에서 김씨의 아버지가 김 수석인지 몰랐고 최종합격 뒤 김씨가 말해 알게 됐다고 MBC가 보도했다. 김씨는 문제의 이력서들은 모두 회수했고 면접을 보지는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날 MBC에 “아들이 불안과 강박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수석과 김씨와 관련해 청와대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수석이) 인정하고 사과를 한 것 같다”고만 말했다.

여권에서는 김 수석이 아들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조만간 사퇴 등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홍두·정대연 기자 phd@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