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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비전 얘기하자'는 여야, 네거티브 책임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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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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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대선 후보 가족 검증 국면이 네거티브 대선 책임론 공방으로 나아갔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 네거티브만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증을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게 타당하냐”고 맞받았다. 비전이 실종된 대선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양당이 각자 자세를 가다듬으면서도 혼탁해진 대선 정국 책임은 상대에게 돌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정치권이) 네거티브 전쟁을 하고 있지 않나. 과연 국민들이 정치권을 뭐라고 생각을 하겠는가”라며 “대통령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어떻게 (한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춰서 논쟁을 이뤄야지 네거티브 전쟁은 그만했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장남의 상습도박 논란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의 허위 학력·경력 기재 논란을 둘러싼 공방이 장기화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전체 정치권에 당부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민주당 책임론을 좀 더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현 정부가 얼마를 무엇을 잘못하고 그렇게 내놓을 게 없어서 집권 여당에, 후보를 가지고 있는 정당이 계속해서 네거티브만 가지고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준석 대표도 “집권여당은 선거를 네거티브 혼탁전으로 만든 데 상당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면서 “현명하신 국민들께서 집권여당의 네거티브 공세라는 희한한 상황을 꼭 심판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강원 철원 군부대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입장에 대해 “가장 바람직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국 정치사에서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그렇게 가야되겠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발언에 민주당은 네거티브가 아니라 필요한 검증이라는 취지로 반격했다. 박광온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검증을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게 타당하냐”면서 “후보의 참모습과 후보 주변의 모든 일들을 소상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보고 드리는 것은 정당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날 수 차례 ‘차분한 검증, 적극적인 비전 제시’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검증만이 아니라 미래 비전 (발표)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면서 “검증은 차분하게, 비전 제시는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검증전이 과열되며 여야 정치권 일부에서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행태까지 나타나자 이같은 기조를 공개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단장은 “(검증이)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선거를) 부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면서도 “과장하지 않고, 오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국민들께 보고 드리는 게 당이, 선대위가 해야할 책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이 후보 장남을 고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시민단체가 이미 고발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김 위원장의 네거티브 자제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여야에선 날선 공방이 계속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의 고개 숙인 사과가 진심이라면 (아들) 도박자금으로 전환된 계좌와 증여 시기, 액수 일체를 공개하시기 바란다”고 했고, 차승훈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 전과 기록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의 대통령선거 출마 자체가 도박”이라고 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아버지가 같이 살고 있으면서 아들이 늦게 들어오고 도박을 했을 거 아닌가. 그에 대한 책임이 부모한테 있는 것”(성 의원), “한 집안에서 살았지 않았느냐 말씀하시는데 부인은 한 이불 덮고 자지 않나. 그렇게 말씀하면 곤란하다”(진 의원)고 서로 맞받았다.

강선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 배우자 학력 논란을 두고 “차범근 축구교실 다니고 축구 선수로 기재’, ‘1주일 해병대 체험하고 귀신 잡는 해군복무’등에 빗대며 윤 후보와 선대위를 질타(하는 댓글 달기가 유행)”이라면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유정인·곽희양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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