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의 코로나19 대비 전면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8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헤이그|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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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급격한 확산에 똑같은 연말 풍경이 2년째 반복되고 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럽국은 봉쇄 조치를 강화했고, 연말연시 행사들은 줄줄이 취소됐다. 프랑스에 이어 독일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한 영국에서 출발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19일(현지시간)부터 전면 봉쇄에 들어간다. 봉쇄 조치에 따라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한 상점과 술집, 식당,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은 다음달 14일까지 문을 닫는다. 학교는 다음달 9일까지 폐쇄되며, 봉쇄 연장 여부는 추후 다시 결정된다. 시민들이 집에 초대할 수 있는 손님 수는 크리스마스인 오는 25일을 제외하고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현지 언론들은 봉쇄령이 발효되기 전날인 18일 쇼핑몰과 미용실 등 사업장에 손님이 몰렸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확산 이후 유럽국 가운데 사실상 ‘록다운’에 돌입하는 나라는 네덜란드가 처음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전면 봉쇄 조치 결정 여부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마르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봉쇄령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5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다른 유럽국들도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오미크론 누적 확진자가 1만1559명인 덴마크의 정부는 크리스마스 전 비필수 상점을 모두 닫게 하는 전면 봉쇄 조치를 고려 중이다. 이미 덴마크에서는 극장, 공연장, 놀이공원, 박물관이 폐쇄됐다. 프랑스 파리는 새해맞이 불꽃놀이를 취소했고, 아일랜드 정부는 저녁 8시 이후 술집 문을 닫도록 했다.
영국이 봉쇄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전 봉쇄 조치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팬데믹에선 그것을 보장할 수 없다”라며 “지금 시점엔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도 크리스마스 후 2주간 봉쇄설에 관해 “정부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영국 런던시는 18일 지역 당국이나 응급서비스, 국민보건서비스 등이 특별조치를 이행해야 할 수도 있는 ‘중대사건’을 11개월 만에 다시 선포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어 나오게 됐다. 앞서 영국 ‘응급상황에 대한 과학자문단’(SAGE)의 지난 16일 회의록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강력한 방역 규제를 시행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하루 입원 환자가 3000명을 넘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18일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전날(3201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만59건이었다.
오미크론 확산에 영국발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독일은 코로나19 고위험 국가에 영국을 추가하고,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막기 위해 20일부터 영국에서 오는 여행자들을 2주간 격리하기로 했다. 프랑스도 같은 이유로 지난 17일부터 영국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했다.
각국이 백신 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2월8일 영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각국 정부는 ‘백신 패스’ 제도 도입 등을 통해 백신 접종을 촉진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지난 17일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발표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2024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이후부터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독감과 같은 토착병화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89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됐으며,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서는 1.5~3일마다 변이 사례가 2배씩 늘어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WHO는 백신 접종 등으로 인구의 면역력이 높아진 국가에서도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빠른 확산 속도 원인이 면역 회피성 때문인지 증가한 전염력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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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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