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3월 30일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야마카와 출판사의 역사총합 교과서에 "각지의 전장에는 위안소가 설치돼 일본이나 조선, 대만, 점령지의 여성이 위안부로 모집됐다.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붉은 사각형)는 설명이 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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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관련된 내용이 수록된 역사 교과서가 내년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 수업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연합뉴스는 일본 고등학교 2022학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교과서 수요를 확인한 결과 내년에 신설되는 '역사총합' 과목에서 야마카와 출판사가 만든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가 점유율 21.2%로 선두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출판사의 '현대의 역사총합 보다·해독하다·생각하다'는 점유율 13.9%로 3위를, '우리들의 역사, 일본으로부터 세계로'는 점유율 6.6%로 6위였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학생과 교사 약 33만여 명이 내년 역사 수업에서 야마카와 출판사의 교재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출판사의 교재들은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이나 노무 동원 등 일제의 가해 행위를 비교적 명확하게 기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컨대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에는 "각지의 전장에는 위안소가 설치돼 일본이나 조선, 대만, 점령지의 여성이 위안부로 모집됐다.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는 설명이 실려 있다.
반면, 메이세이사(社)의 우익 성향 교과서 '우리들의 역사총합'은 점유율 0.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교과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을 심판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거나 이 재판 결과에 따라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전 일본 총리의 연설을 그대로 싣기도 했다.
중학교 사회(역사적 분야) 교과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우익 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쓴 지유사(社)의 교과서는 2020년 검정에서 탈락한 뒤 재도전해 지난 3월 합격했으나 낮은 점유율을 보였다. 약 112만 부에 달하는 전체 수요 중 단 435부의 수요에 그쳤기 때문이다. 우익 사관을 옹호하는 이쿠호사(社)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 점유율 역시 금년도 1.1%에서 내년도 1.0%로 소폭 하락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통계는 실제 일본의 교육 현장이 일제의 가해 행위를 축소하려는 정부의 압력에 의해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역사 교과서 전문가인 다카시마 노부요시 류큐대 명예교수는 채택 결과에 관해 "건전한 일"이라며 "나머지는 교원이 (교과서에 실린) 기술을 교실에서 얼마나 제대로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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