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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르포] 오미크론에 뉴욕 검사소마다 긴 줄…"작년으로 돌아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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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코로나 양성률 사흘만에 두배로…확진자도 1월 이후 최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코로나19 검사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요즘 미국 뉴욕시 거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검사소마다 긴 줄이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다.

불과 한 주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 관객의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브로드웨이 극장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으나, 이번 주 들어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한 블록 가까이 줄지어 기다리는 장면이 부쩍 많아졌다.

17일(현지시간) 찾아가 본 맨해튼 미드타운의 병원과 임시 검사소 앞에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러 온 뉴요커들이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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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병원 앞에 줄선 코로나 검사 대기자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병원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시민들. 2021.12.17. firstcircle@yna.co.kr


한 병원 입구에서 시작된 대기자 행렬은 모퉁이를 돌아 'ㄱ'자로 늘어졌고, 다른 검사소에서는 장시간 대기를 각오한 듯 미리 가져온 책을 꺼내 읽는 사람도 많았다.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실외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백신 보급에 힘입어 여름 이후 한동안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미국인들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뉴요커들의 높아진 경각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뉴욕의 한 회사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재키는 연합뉴스에 "지난주 휴가를 갔다 돌아와보니 사무실에 코로나19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고 한다. 동료 직원들이 많이 감염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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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병원 앞에 줄선 코로나 검사 대기자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 병원 앞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시민들. 2021.12.17. firstcircle@yna.co.kr


코로나19 대유행의 초기 진원지에서 빠른 회복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뉴욕이 다시 긴장하는 것은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와 추운 겨울 날씨가 맞물려 바이러스를 빠른 속도로 재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최고 의학고문인 제이 바마 박사의 트위터에 따르면 뉴욕시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양성률은 지난 9일 3.9%에서 12일 7.8%로 불과 사흘 만에 두 배로 치솟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지금까지 뉴욕시에서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양성률 집계에 사흘 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현 시점의 확진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

전날 기준 뉴욕주 전체의 신규 확진자 1만8천276명 가운데 8천300명 이상이 뉴욕시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소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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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한 코로나19 임시 검사소 대기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데이브 초크시 뉴욕시 보건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이 뉴욕에 이미 왔고,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를 재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바마 고문도 "오미크론은 기존 변이들과 달리 백신과 과거 감염에 의한 면역을 모두 피해가는 바이러스"라고 우려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주와 뉴저지주의 신규 확진자 중 13.1%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미 전국 평균 2.9%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다시 높아진 바이러스 공포에 뉴욕시에서는 연말 계획을 취소하거나 레스토랑이 영업을 중단하고, 브로드웨이 공연이 취소되는 등 마치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과 같은 분위기가 다시 찾아왔다고 NY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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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산해진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루클린의 한 검사소에서 줄을 선 에마 클리핑거(36)는 NYT에 "무섭고,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백신과 부스터샷이 있음에도 마치 작년이나 지난 겨울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어퍼웨스트의 한 코로나19 검사소를 찾은 데이드레 뎁키(59)도 NYT에 "월요일까지만 해도 오미크론에 대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패닉 상태"라고 전했다.

모임이 많은 크리스마스 연휴로 접어들고 날씨가 더 추워지면 코로나19가 더 확산할 전망이다.

초크시 국장은 "연말 연휴를 앞두고 급증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블라지오 시장은 검사소를 늘리고 운영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재차 독려했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타임스스퀘어의 새해맞이 '볼 드롭' 행사는 예정대로 개최할 방침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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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열린 2021년 1월1일 타임스스퀘어 '볼드롭' 행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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