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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윤석열, 김건희씨 의혹에 “아내에 대한 비판 겸허히 달게 받겠다” 사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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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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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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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4일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이다.

김씨 논란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사과문을 읽는 형태의 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과문에서 김씨가 허위 경력을 기재를 했다는 점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았고, 여당의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질 수 있어서 논란이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3시쯤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실을 찾아 양복 안주머니에서 250자 분량의 사과문이 적힌 A4 용지를 꺼내 읽었다.

윤 후보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 말씀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아내와 관련된 국민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때 지휘한 ‘조국 수사’ 당시 조국 전 장관 가족의 허위 표창장 의혹 등을 문제삼은 것과 이번 논란에 대한 대응이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의 이날 사과는 지난 14일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만에 이뤄졌다. 앞서 YTN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기재한 경력사항과 수상 이력이 허위·과장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 등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그간 윤 후보는 김씨 논란에 대한 공식 사과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윤 후보는 전날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와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잘 모르면서 사과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허위 경력 의혹 자체보다 윤 후보의 대응이 여론을 더 악화시킨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윤 후보의 대응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점과 대비되면서 논란이 이어지자 이날 전격적으로 사과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전격 결정한 사항으로, 권성동 사무총장 정도만 (사과 일정을)알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이날 윤 후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앞에서 ‘윤 후보가 언제 사과문을 내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내가 전권을 잡고 있었다면 진작(사과)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다만 사과의 형식과 내용을 두고는 뒷말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준비된 입장문만 읽은 뒤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라는 사과문 표현 역시 ‘부주의’ ‘실수’라는 기존 해명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사과문과 다른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어서 백브리핑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를 떠나면서도 ‘김씨 의혹에 대해 인정하는 점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를 만나 윤 후보의 사과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는 “잘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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