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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지지율 역전까지…전격 '김건희 사과' 윤석열, "이유불문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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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안채원 기자,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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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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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수상 의혹에 공식 사과했다. 여론 악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고 당내에서 사과 압박을 받자 전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다만 김씨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한 사실관계는 아직 제시하지 못해 의혹 규명의 과제는 남았다.


윤석열 "이유불문 사과… 공정·상식 안 맞아"

윤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아내와 관련된 국민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 그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온 공정, 상식에 맞지 않은 것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윤 후보는 기자들에게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와 관련한 질문만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앞서 자신이 준비한 사과문을 읽고 질의 응답 없이 퇴장했다. 윤 후보의 이날 사과는 대변인들도 직전에 알았을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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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1.12.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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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고 김씨의 사과와 해명이 또 다른 논란을 촉발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4~16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역전을 허용했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6%, 윤 후보는 35%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19~21일 조사 이후 8주 만에 순위가 바뀌었다.

당내 사과 압박도 결단 배경으로 꼽힌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사과 시점 질문에 "빠르면 빨리 할수록 좋다. 후보께서 전반적으로 완전히 파악을 하시면 본인 스스로 곧 사과를 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대위 차원에서 김씨의 의혹에 대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자 "선대위 차원에서 건의를 하는 거지 선대위에서 후보 가정에 관한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이라도 제기되는 의혹에 겸손한 자세로 확인 과정을 거쳐 늦지 않은 시간에 입장 표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진상파악 '난항' 한계도 고려…"시기적으로 좀 늦어"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사과에 김씨 의혹들의 사실관계, 진위 여부를 반영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한 것 자체에 대해 사과한 것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의혹이 상당한 시일이 경과된 내용이라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냥 사과를 미룰 수는 없었다는 의미다.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사과 배경에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사실관계 확인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일단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 국민 심려에 대해 전반적으로 사과 말씀 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거냐'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되고 있다. 여당이 문제제기한 거나 언론에서 한 거나 다 시간이 걸린다"며 "그런 것을 다 확인해서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사과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추가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전망이다.

정치평론가들은 사과 시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후보의 사과에 "당연히 해야 되는데 시기적으로 좀 늦었다"며 "(의혹이) 부풀려진 다음에 사과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결과적으로 잘했지만 좀 더 빨랐으면 어땠을까 싶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과) 할 수밖에 없다"며 "어떤 문제가 터지든 공정과 상식의 관점에서 후보가 불리하더라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갤럽 조사는 14~16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이다. 응답률은 1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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