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블' 예고했던 尹, 기자회견으로 전환하고 공식 사과
전날 '사실확인 전제' 사과에 비판여론 일자 전격 결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021.12.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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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유새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2007년 안양여대 겸임교수직 지원서에 적은 재직 경력·수상 실적이 허위라는 의혹이 보도된 지 사흘 만의 공식 사과다.
윤 후보는 전날(16일)까지 각종 논란에 대한 사과 의사를 전하면서도 '사실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고 여론마저 악화하자 공식 사과를 통해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 허위 이력 논란에 직접 사과했다.
당초 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당내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백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라는 설명과 함께 윤 후보가 준비한 사과문을 직접 읽겠다고 현장에서 알렸다.
윤 후보는 이어 자신이 준비한 사과문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윤 후보는 이어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사과문을 읽으며 90도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식 사과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회견에 함께 온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사전 공지가 없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도 오후 1시50분쯤, 2시 행사 시작 직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이같이 전격적 사과 배경에는 전날 윤 후보의 사과 의사에서 연일 비판 목소리가 나온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다.
전날 윤 후보는 "실제 내용에 대해선 조금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면서도 "어떤 결론이 나든 국민이 기대하는 그런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저나 제 처나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에서는 전날 메시지가 사과 의사를 전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확인'을 전제로 해 사과로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바로 나왔다.
선대위 내부에서는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윤 후보에게 사과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높다는 의견을 전했고, 윤 후보는 이같은 의견을 듣고 전격적으로 회견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사과에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과가 앞서 그가 전제로 한 '사실관계' 확인이 됐는지, 됐다면 특정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는지, 아니면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선대위 측이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준비한 사과문을 읽은 후 '아내와 관련해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법과 원칙이라는 건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한 개의 질문에만 답한 채 현장을 떠났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선대위 인사들은 '의혹을 인정하느냐', '사실확인을 전제로 했는데 사실이 확인돼 사과하느냐', '어디까지 확인됐느냐' 등이 질문에 "(의혹을) 인정했다, 아니다가 아니다. 섞여 있다"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선대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전날) 사과의 진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윤 후보가 조건, 전제를 안 달고 (논란) 전반에 대해 사과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사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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