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t 더 지원 계획…수니파 탈레반과 전통적으로 돈독
아프간 카불에서 구호 물품을 들고 이동하는 주민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탈레반 집권 후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시작했다고 아리아나 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탈레반 당국에 따르면 이날 65t 규모의 구호 물품을 실은 사우디 항공기 2대가 카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물품에는 1천647개의 식량 패키지와 태양열 전등, 담요 등이 포함됐다.
탈레반 측은 사우디 정부가 수일 내로 이런 항공기 4대(132t)를 더 아프간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또한 파키스탄 육로를 통해서도 트럭 200대 분량(약 1천920t)의 구호 물품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지난 8월 탈레반 재집권 후 이같은 구호 물품을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이슬람 수니파가 인구의 다수인 사우디는 역시 수니파인 탈레반과 전통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사우디는 지난 탈레반 1차 집권기(1996∼2001년) 때 수니파로 분류되는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카불 대사관 재운영을 위해 지난달 말 외교관 등 14명을 아프간으로 복귀시키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아직 탈레반 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사우디 등 국제사회 대부분은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 구성, 인권 존중, 테러리즘 근절 등의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며 외교 관계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프간 카불에서 구호 물품 배분을 기다리는 주민 |
아프간은 탈레반 재집권 후 만성적인 외화 부족이 더 심해지고 가뭄이 겹쳐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9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해외 보유자산이 동결됐고 공공 부문 경비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원조가 대부분 중단된 게 결정타가 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간 인구 4천만 명 가운데 2천4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주요 국제 구호기구가 지원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파키스탄, 러시아, 인도, 터키 등도 아프간에 구호 물품을 보내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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