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들 '혼밥' 논란에 "사회적 왕따…일상생활 포기해야 하나"
방역 전문가 "사적모임 2인까지 제한했어야…2달간 거리두기 체계로"
16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식당에 18일부터 적용되는 거리두기 조정방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에 따르면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인까지로 전국에 걸쳐 동일하게 축소 적용하고, 식당·카페의 경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2021.12.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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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강정태 기자,백창훈 기자 = 지난 11월 위드코로나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을 세우면서 18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로 후퇴한 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위중증 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방역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 사천시민 김모씨(31)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백신 접종을 한 올해 확진자가 더 많다"며 "확진자가 폭증할 때마다 5년이 지나도 이렇게 통제할 것인지 정부 방역대책에 의구심만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제는 코로나19 방역 기준을 중증환자로 바꾸고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진주에 거주하는 정모씨(29)는 "이미 자영업자들과 의료진들이 지친 상태인데 좀 더 빨리 방역을 강화했어야 했다"면서도 "2년 만에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결국 내년을 기약하게 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부터 백신 미접종자들은 '혼밥'만 가능해진다. 미접종자는 지인들과 직장 동료와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금지된다.
이를 두고 정부가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왕따'를 부추기고 있다는 날 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접종자 백모씨(30대)는 "사실상 이번 조치는 '강제 접종'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앞장서서 미접종자를 왕따시키는 기분이 든다"며 "일상생활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인데 가혹하다는 생각만 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접종 일정을 놓쳐 백신을 맞지 않은 이모씨(20대)도 "접종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백신을 안 맞으면 다른 사람들과 식사도 함께 못하는 것이 말이 되나"며 "돌파감염이 계속해서 나오는 데 왜 우리만 '위험 인물'로 분류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접종자 장모씨(50대)는 차라리 이번 확산세를 계기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예전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문턱에 두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사익보다는 공익이 우선돼야 한다"며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되긴 하지만 위중증 위험을 낮춰주는 것은 사실이지 않냐. 사회를 위해 미접종자들이 이번 기회에 꼭 접종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은 성명을 통해 "확진자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던 2주 전에 거리두기 4단계 수준의 방역 조치가 이뤄졌다면 위중증 환자 900명대를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 때와 달리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 때문에 전파 속도가 빠른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 수도권처럼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2명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산은 11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1~2개월 동안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철회하고 단계별 거리두기로 전환해 급한 불을 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수 급증으로 의료 역량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고연령층은 2차 접종 후 백신 효과가 감소한 상태여서 추가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8일 0시부터 내년 1월2일까지 16일 동안 완화됐던 일부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까지 가능했던 사적모임은 전국 4인으로 조정된다. 미접종자의 경우 식당·카페에서는 미접종자 1인만 이용 가능하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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