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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안산시의회, 아동학대 자동감지 시스템 사업 예산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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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인권 침해·아동 개인정보 유출 우려"

(안산=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어린이집 내부 CCTV를 통해 아동학대 징후를 포착해 자동 신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경기 안산시의 '안심어린이집 사업'이 시의회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

연합뉴스

안산시의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산시의회는 시가 내년도 본예산안에 제출한 안심어린이집 사업 예산 4천1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16일 밝혔다.

안심어린이집 사업은 CCTV 영상 분석 솔루션을 통해 아동의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나 아동학대 징후 등을 포착하면 어린이집 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자동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시는 내년 하반기 시립어린이집 3곳에 이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0월 ㈜소이넷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업체가 시범 사업을 통해 아동의 부정적 감정 표현이나 학대 행위를 감지해 알리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협조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업 계획이 알려지자 안산지역 보육교사들은 교사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고, 학부모들도 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민간 업체가 아이의 얼굴 영상 등 데이터를 축적해 솔루션 개발에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경애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어린이집에는 CCTV가 설치돼 있고, 학대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학부모가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갈등만 부추기는 이번 사업은 추진해선 안 된다는 입장에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육교사가 아이를 안아주고 다독여 주는 장면을 AI(인공지능)가 학대로 인식하고 자동 신고한다면 보육 현장에서 엄청난 교사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산시 관계자는 "민간 업체는 아이의 영상을 분석한 후 폐기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할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한 만큼 향후 우려되는 문제를 개선해 의회와 시민을 설득한 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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