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화상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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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이 확산되면서 윤 후보의 본인 리스크까지 다시 돌출하고 있다. 김씨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간 지적되던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김씨 논란을 두고 불과 며칠 사이 반발과 사과를 오가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사과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여권의 기획공세라고 책임을 돌렸다. 과도한 언행으로 불필요한 논란도 자초했다. ‘전두환 옹호’ 등 앞서 불거졌던 논란 당시에도 비판받았던 행태들이다.
윤 후보는 16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논란에 대해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이러저러한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고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뭐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했다. 사과의 뜻을 표시한 셈이지만, 구체적인 사과의 내용이나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김씨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과 의향을 전하자 당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 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저쪽(여당)에서 떠드는 얘기를 듣기만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겸임교수라는 건 시간강사”라며 “현실을 좀 잘 보시라”고도 했다. 지난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김씨 의혹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해명과 반박으로 나섰다가 논란이 길어지자 사과의 뜻을 표시한 셈이다. 시점도 늦었고, 사과 내용 또한 여권의 기획공세라는 점을 앞세우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공세 중에 국민에게는 어떤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또 과도한 정치공세에는 소상히 설명드려야 한다”면서 “공세의 빌미라도 준 것 자체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10월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을 때도 발언 사흘째 들어서야 사과했다. 정면돌파 기조를 보이다 여론이 계속 나빠지자 어쩔 수 없이 물러서는 모양새였다. 논란 직후 윤 후보는 “앞뒤 빼고 (비판)한다” “곡해해서 말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사과 당일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윤 후보는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4시간 만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사과 직전까지 윤 후보는 “아무리 내가 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비판을 수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발언 취지는 정당했다는 기조였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사과에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여기에 ‘개 사과’ 논란까지 겹치며 여론은 또 한층 악화했다. 결국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뒤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재차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는 행태 또한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는 시간강사 발언이 논란이다. 윤 후보는 전날 “겸임교수라는 건 시간강사”라며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자료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며 “현실을 잘 보시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정규직 교수들을 비하하고,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와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은 이날 “윤석열 후보님, 대학 시간강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도 “현실을 좀 잘 보시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교수노조와 한교조는 “자료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는 윤 후보 발언에 대해 “그랬다면 심각한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이고, 자료를 보고 뽑았는데 그 자료에 허위가 있다면 심각한 문서 위조”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의 “전공 봐서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라는 발언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학이 아무리 엉망진창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민교협은 “2019년 개정 강사법 시행 이후 강사와 겸임교원과 초빙교원의 처우와 지위는 법령에 근거하여 각기 다르게 규정되고 있다”면서 “겸임교수가 시간강사라는 건 관계 법령에 무지한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월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된 당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라”는 발언으로 언론관 편향이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같은 달 “집 없어서 청약통장을 만들지 못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을 때도 “청약통장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라는 해명 발언으로 약자 비하라는 또다른 논란에 올랐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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