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로 가게마다 손님 늘어…알바생 뽑았더니 '취소 통보'
"단체 예약 취소 줄이어" "이랬다저랬다 정책으로 업주들만 고통"
16일 정부가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한 위드코로나를 45일만에 중지하고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이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 거리에 보행자가 없어 휑하다.2021.12.16/뉴스1 백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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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뉴스1) 노경민 기자,백창훈 기자,강정태 기자 = "위드코로나로 손님이 많아져 직원도 뽑아놨더니, 갑자기 영업 제한이라뇨. 앞날이 막막합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강모씨(30대)는 16일 정부의 방역수칙 강화 브리핑을 보고 고민에 휩싸였다. 업종 특성상 12월이 관광객 등 손님이 붐빌 시기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말 특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씨는 지난 11월 위드코로나 효과로 매출이 잠깐 올라 직원 한명도 뽑았지만, 이날 정부 발표를 보고 '채용이 취소됐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식당·카페 영업 시간을 밤 9시까지 제한하고,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최대 4명까지만 허용하는 내용의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감염 위험이 큰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 수위가 다시 높아지자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서게 됐다'며 벌써 매출 하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35년째 구남로에서 곰장어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0대)는 "오늘 단체 손님 예약만 벌써 7건이나 취소됐다"며 "애초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지 말든가 했어야지, 어정쩡한 정책 때문에 장사하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이 16일 경남도청 앞에서 현실적 손실보상과 영업시간 단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2021.12.16/© 뉴스1 강정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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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지역 주점 업주 정모씨(33)는 "오랜만에 밤 장사를 하기 위해 어렵게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해놨는데 2달도 채 안 돼 전부 해고하게 생겼다"며 "정부가 손실보상금을 준다고 해도 필요 없으니 그냥 가게 문을 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남에서는 자영업자 350여명이 영업시간 단축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외식업중앙회 경남도지회는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 '생색내기 손실보상 X나 줘라', '우리도 세금 내는 국민이다'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하고 강화된 거리두기를 비난했다.
자정에서 밤 9시로 제한된 해운대구 유흥업소 업주 A씨는 "9시 영업 제한 조치는 사실상 집합금지나 차이가 없다"며 "유흥가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말인지 의문이다. 차라리 영업 전면 중단을 내리고 제대로 된 손실보상금이 지원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대영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부산지부장은 "한달만에 또다시 영업 제한을 거는 정부의 '이랬다저랬다' 정책을 보고 황당한 뿐"이라며 "자영업자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식당 출입이 제한되는 방역패스 정책도 취소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방역 강화 조치를 반기는 업주들도 있었다. 서면 고깃집 업주 김근배씨(63)는 밤 9시 영업에 손님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차라리 2주 동안 집합 금지를 해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고 주장했다.
전국 자영업자들은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방역패스 철폐, 영업제한 완화 등을 요구하는 전국 총궐기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여파로 중증환자가 늘면서 18일 0시부터 내년 1월2일까지 16일간 다시 일부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비수도권 8인까지 가능한 사적모임 인원 기준을 최대 4인으로 하향 조정하고, 미접종자의 경우 식당과 카페에서 '혼밥'이나 포장·배달만 이용할 수 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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