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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생큐~” 전례 없는 ‘돈 잔치’…대형 증권사 영업이익 1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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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신임 회장은 지난 25년간 증권, 자산운용, 생명, 캐피털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역임했다. 2016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경영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회장 직함을 얻게 됐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 수석부회장까지는 전문경영인이 맡아왔지만 회장에 오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현만 신임 회장의 승진은 탄탄한 실적이 밑바탕이 됐다.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미래에셋증권은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자기자본 10조원 돌파, 연금·해외 주식 자산 20조원 돌파 등도 모두 증권업계 최초 기록이다.

실적 잔치를 벌인 곳은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다. 11월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조2506억원), 삼성증권(1조1183억원), 한국투자증권(1조637억원), NH투자증권(1조601억원) 등 4곳이다. 키움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연간 기준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이 기대된다. 국내 대형 증권사 10곳의 올해 순이익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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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주요 대형 증권사 영업이익 1조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1위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최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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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미래에셋·한투 1등 각축전

▷미래에셋 2년 연속 1조 금자탑

관전 포인트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선두 각축전이다.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전례 없이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까지 순이익은 1조2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급증했다. 사실상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기록한 연간 순이익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증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75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영업이익은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조2506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이 8217억원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7943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까지 따지면 이들 순이익 역시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실적까지 집계되면 4곳이 더 추가, 총 8곳이 1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키움증권의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9608억원으로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대신증권(8184억원) ▲메리츠증권(7657억원) ▲KB증권(7295억원) 등은 4분기 실적에 따라 1조원 달성 여부가 갈린다.

중소형 증권사 약진도 눈길을 끈다. 중소형사 중에서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가 확실한 증권사만 이미 5곳이다. 교보증권(1692억원)과 IBK투자증권(1185억원)은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교보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80% 영업이익이 뛰었다. IBK투자증권 상승률도 41%에 달했다. ▲KTB투자증권(977억원) ▲한양증권(968억원) ▲유진투자증권(956억원) 등도 1000억원 돌파가 무난히 예상된다.

그동안 쉽지 않았던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대거 탄생한 배경에는 동학개미 운동 등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 KB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 이자 수익 비중은 4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주된 역할을 한 가운데 IB, 금융상품 판매, 운용 손익 등이 호실적에 한몫했다.

미래에셋증권은 IB 부문 성과가 눈에 띈다. 대형 기업공개(IPO) 딜과 인수 주선 부문 수수료 수익 증가로 IB 부문에서 탄탄하게 이익을 냈다. 3분기에만 크래프톤,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의 IPO 빅딜에 참여했고, SK루브리컨츠 인수금융 선순위대출, 홈플러스 임차보증금 일시대출 등이 수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7.3%였는데, 올해 1분기 10.2%, 2분기 14.4%, 3분기 10.9%로 두 자릿수 비중을 꾸준히 유지했다.

최고 주역은 운용 수익이다. 3분기 운용 손익은 3998억원으로 전체 수익 중 47%나 차지했다. 2분기 1962억원 대비 104%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대 규모인 10조5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우량 투자 자산 기반 투자-회수’라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고 평가받는다. 판교 알파돔시티와 해외 기업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관련 이익도 영업이익 2년 연속 1조 달성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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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전망

▷WM과 IB 부문에서 성적 갈릴 듯

한국투자증권 역시 SKIET,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형 IPO 주관으로 IB 부문 이익이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 기업공개 흥행에 따른 지분법 이익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7%를 보유 중이다. 아울러 올해 8월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IPO에 참여해 수수료 수익도 더했다. 2019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이끌어온 정일문 사장 연임이 점쳐지는 이유다. 오늘 12월 재신임 여부가 결정되면 그는 4연임 기록을 세우게 된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PF 채무보증 수수료 확대가 IB 수익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정영채 사장 ‘전공’인 IB 부문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등 ‘대어’들의 IPO를 주관했다. WM(자산관리)과 운용사업 부문 역시 어려운 금융 시장 환경 속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리며 호실적에 일조했다.

장석훈 사장이 이끄는 삼성증권도 순항 중이다. 삼성증권은 강점인 WM과 IB 부문 성장을 토대로 각 부문이 고르게 좋은 성적을 냈다. 3분기 누적 순영업 수익 기준 ▲디지털(32%) ▲본사 영업(30%) ▲리테일(27%) 세 부문이 모두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보였다. 지난해 6건에 불과했던 상장 주선 실적 역시 올 들어 13건으로 증가했다.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3년 더 재신임을 받아 2024년 3월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다만 내년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최근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호실적을 이끌었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33조3000억원에서 2분기 27조1000억원, 3분기 26조3000억원으로 감소했다. 11월 들어서는 10조원을 밑도는 날도 늘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7조1000억원 수준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내년 22조6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할 듯 보인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용잔고 평균 잔액 감소로 관련 이자수지 역시 5.9%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WM 부문과 IB 부문의 손익이 증권사의 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8호 (2021.12.15~2021.12.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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