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진짜 못살겠다" 거리두기 강화에 방역패스 부담까지…자영업자 '이중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부겸 "사적모임 규모 축소·영업시간 제한 등 검토"

자영업자 커뮤니티 "또 희생 강요하나" 분통

전문가 "자영업자 미래 불투명해지고 사기 떨어져"

아시아경제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에 근심 깊어진 자영업자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공식화한 가운데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조치에 "또다시 정부가 희생을 강요한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단체는 더는 방역에 협조할 수 없다며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이 가운데 손님의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자영업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4인까지로 축소하고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며 "식당·카페는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미접종자는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배달만 허용된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지난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가게 입구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취식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시설별 운영시간을 제한한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유흥시설 등 1그룹과 식당·카페 등 2그룹 시설은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3그룹 시설 중에서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은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되, 청소년 입시학원 등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이번 거리두기 조정방안은 오는 18일 0시부터 특별방역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김 총리는 방역강화 조치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 대해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입게 되는 직접피해에 대한 손실보상과 함께, 방역패스 확대 등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좀 더 두텁게 지원해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을 찾은 손님이 백신접종 증명을 위해 QR코드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회원 89만 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누리꾼은 "정부 실책의 총알받이는 자영업자들이다. 예약 취소받고, 손님들 백신 접종 구분하고 정신이 없다. 손님들 출입 제한하고 실랑이하고 지옥"이라며 "연말 특수를 노리고 뽑은 아르바이트생들도 다시 다 잘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님도 끊기고 매출도 끊겼다. 연말에 이게 뭐냐"며 "다들 일어나서 시위하고 집회하자"고 덧붙였다.

특히 호프집과 포장마차, 선술집 등 손님들이 2차로 자주 찾는 주점 등은 이번 조치로 인해 다시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주점 장사를 한다고 밝힌 한 자영업자는 "오후 4시부터 영업 시작인데 그냥 문 닫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다들 어렵겠지만 술집은 사정이 다르다. 그냥 가게 자리만 지키고 있는 수준"이라며 "자영업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가 밉다"고 하소연했다.

그런가 하면 방역패스 확인 또한 자영업자들의 골칫거리다. 방역패스 의무화로 인해 업무가 가중된 것은 물론 손님이 갑자기 몰려올 점심시간의 경우, 식당과 카페 등에서 방역 패스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방역패스 미확인 시 이용자와 업소 운영자에게 부과되는 과태료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방역패스 의무 적용시설에서 QR 체크 없이 입장하면 이용자는 과태료 10만원, 운영자는 과태료 150만원과 1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2번 이상 위반하면 과태료 액수가 300만 원으로 올라가며, 영업 정지 일수도 위반 횟수에 따라 20일(2차), 3개월(3차)로 증가하다가 폐쇄 명령(4차)까지 받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의 조치가 자영업자에게만 유독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패스 위반 벌금을 왜 위반한 사람이 아닌 자영업자에게 부과하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왜 백신패스를 알면서도 지키지 않은 사람은 10만원 벌금이면서 자영업자는 150~300만원 벌금에 영업정지를 당해야 하나"며 "죽어라 일하는 자영업자는 무슨 수로 들어오는 인원을 다 체크하나"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선량하게 일하고 세금 내는 자영업자가 아닌 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용자들을 처벌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왜 또다시 정부와 방역 당국의 무책임이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겨지고 있냐"며 "확산 대유행 원인을 오롯이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행동에 우리가 언제까지 침묵하길 바라냐"고 반발했다.

전문가는 자영업자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자영업자에게 '손실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이 단어 자체가 틀렸다. '재난지원'이란 표현이 더 적확하다. 자영업자에게 재정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그들의 손실이 모두 보상되겠나. 불가능하다"라며 "자영업자의 미래는 불투명해지고 사기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빨리 이겨낼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