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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건희 의혹’ 사과문 尹 직접 발표할 듯…전문가 “어떤 메시지 어느 수준일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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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 “영부인 포기도 고려해야” 강경론도 조심스럽게 고개

세계일보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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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전격 사과하면서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윤 후보는 이르면 이번주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하고 난국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메시지'다. 윤 후보가 대국민 사과로 전세를 역전하려면 2002년 '노무현 연설'에 준하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영부인 포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야권과 뉴스1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윤석열 후보가 부인의 허위 경력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 후보는 이르면 이번주 중에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당초 김씨에 대한 의혹 제기를 "악의적인 가짜뉴스", "지나친 검증 공세"로 일축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야당판 내로남불'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하자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윤 후보의 상징인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권에서 내로남불 프레임을 걸기 시작하면서 우리 당이 상당히 난감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조국 사태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면 이재명 후보에게 전과 4범 프레임을 걸 명분도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윤석열 후보의 생명인 '공정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윤석열 후보 부부도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김건희씨는 전날(1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과 의향을 묻는 말에 "사과 의향이 있다"고 했다가 곧바로 "사과드린다"며 한발 더 나아갔다.

윤 후보도 "국민들 기대에 맞춰 저희가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것은 맞는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부인의 보도를 접한 뒤 기자들을 만나 "대선 후보의 부인이 아무리 결혼 전 사인의 신분에서 처리한 일들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높은 기준을 갖고 바라봤을 때 미흡하게 처신한 게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입장에서 할 말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여권 공세가 기획 공세고 부당하다고 느껴진다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하게 있다면 국민께는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윤석열 후보가 내놓을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사과문을 발표하는 순간 의혹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권의 집중 공세가 불가피하다. 정공법으로 '조국 사태'와 차별화를 꾀하면서, 여론의 동정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일단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잘못된 부분은 사과하고, 사실이 아닌 부분은 명확하게 바로잡는 식의 '팩트체크형 사과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의혹을 모두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닌 대로 가야 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영부인 포기론'을 불사하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가 사과를 하더라도 여권은 '사퇴 요구'를 걸어올 수 있다"며 "판을 뒤집고 새로운 국면을 가져가려면 '영부인을 포기하겠다' 수준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제2의 노무현 연설'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인의 좌익 활동 전적이 도마 위에 올랐던 2002년 4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한 마디로 여론을 180도 반전시켰다. 당시 팩트체크를 벼르던 이인제 후보의 주장은 묻혔고, 노무현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신 교수는 "윤 후보가 사과문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여론에 어떤 감동을 주느냐에 따라 향후 전개가 달라질 것"이라며 "선대위 내부에서도 이 점을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국면 타개 능력이 발휘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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