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도 “사실관계 떠나 국민께 사과”…의혹 씻을 해명은 안 해
답변하는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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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가 15일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에 “대선 후보 부인으로서 과거 처신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국민의 기대에 맞춰서 저희들(윤 후보와 김씨)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씨도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송구’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의혹 자체에 대해선 “여권의 기획공세”라고 격앙된 대응을 보였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우자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대선 행보가 꼬이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가온한부모복지협의회를 방문한 뒤 김씨가 사과 의향을 밝힌 것을 두고 “그런 태도는 적절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서 이날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씨의 공개입장을 평가하는 방식의 ‘간접 화법’으로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윤 후보는 “본인(김씨) 입장에서 할 말이 아무리 많다 해도, 여권의 공세가 기획공세이고 부당하게 느껴진다 해도,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기획공세’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는 “(이번 의혹 보도가) 우연이라 보기는 좀 어렵다”고 했다.
김씨는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 2013년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은 의혹을 받는다.
■윤, 오전엔 “저쪽 말만 듣지 말라” 오후엔 “사과하는 게 맞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사무실로 가는 길에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앞에서 한상균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으로부터 ‘일하는 사람 누구나 근로기준법’ 입법촉구서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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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채용비리는 아니다”
의혹 내용 자체엔 ‘정면 돌파’
당 내부, 총력 방어 속 뒤숭숭
김건희씨 등판 신중론 ‘솔솔’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 재직 경력은 기재한 기간이 협회 출범 전이어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 경력은 개인 단위 수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윤 후보의 대응은 ‘국민께는 송구, 의혹은 정면 돌파’ 방식으로 요약된다.
윤 후보는 이날 한국노총 간담회를 마친 뒤 여당이 ‘채용비리’를 언급하는 데 대해 “시간강사(겸임교수)라는 건 전공을 봐서 공개채용하는 게 아니다”라며 “채용비리라고 하는데 이런 자료를 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서류에 기반해 채용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서류가 미비해도 ‘채용 비리’로 연결 지을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또 허위 재직 이력 의혹에는 “(비상근이라 출근하지 않은) 현실을 잘 보고 좀 하라. 저쪽에서 떠드는 걸 듣기만 하지 말라”고도 했다.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채용비리’라는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침소봉대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면서 “2006년 당시 시간강사는 학계 인사 추천으로 먼저 위촉이 결정되고 경력자료는 그 후 제출된 것이지 사전 ‘공개경쟁’을 통한 정식교수 채용과는 다르다”고 했다.
윤 후보와 당이 의혹 자체엔 정면 돌파를 택했지만,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결혼 전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혼 뒤인 2013년 안양대 이력서가 나오면서 이 같은 해명이 무색해졌다. 대선 후보 배우자의 사생활과는 구분되는 의혹이라 “과잉 검증”이라는 논리로 돌파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당은 총력 방어를 하면서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날 중앙선대위 본부장급 비공개 회동에서 일부 참석자가 김씨 등판 시기 관련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후보가 (배우자의 사과에 대한 입장을) 얘기했으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김씨 관련 입장을) 결론이 나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엔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라며 ‘과잉 검증’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내에서는 시기를 재고 있던 김씨 등판을 늦추고 ‘조용한 행보’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유정인·조문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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