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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초유의 수능 정답 유예 사태

5년 만의 출제오류, 평가원장 또 날렸다…수능 7번째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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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중 원장, 선고 후 자진사퇴…취임 10개월 만에

수능 출제오류 7번째 기록…오류 문항 9개로 늘어

뉴스1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법원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취소 판결'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 선생님께 사과한 뒤 평가원장직을 사퇴하고 있다. 2021.12.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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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법원에서 출제오류로 판결나면서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강태중 원장이 15일 자진 사퇴했다.

강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행정법원의 1심 선고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강 원장은 3년 임기 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10개월 만에 물러났다.

평가원은 법원의 1심 판결에 승복할 방침이다. 강 원장은 "대입전형의 일정에는 더이상 혼선이 일지 않도록 남아있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 절차를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이날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생 92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낸 2022학년도 수능 정답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의 처분을 취소한다는 판결이다. 평가원은 20번 문항을 '정답 없음'으로 처리하고, 이 과목 응시생 6515명 전원을 정답 처리한 성적표를 이날 오후 6시 온라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수능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한 건 2017학년도 수능 이후 5년 만이다.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올해까지 총 7차례 출제오류가 발생했다. 문항 수로는 총 9문항이다. 과학탐구영역이 5문항으로 가장 많고 세계지리와 한국사, 국어, 영어에서 한 차례씩 출제오류가 발생했다. 그때마다 출제기관인 평가원장이 사퇴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았다.

출제 오류가 처음 발생한 건 2004학년도 국어(언어영역) 17번 문항이 처음이다. 해석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논란이 벌어졌고 결국 '복수정답' 처리됐다. 초유의 출제오류에 당시 이종승 평가원장은 대국민 사과 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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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뉴스1 © 뉴스1


교육부와 평가원은 이를 계기로 문항과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4년 뒤인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물리학Ⅱ에서 다시 출제오류가 발생해 '복수 정답' 처리됐다. 정강정 평가원장도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10학년도 수능에서는 지구과학Ⅰ 19번(복수 정답), 2014학년도에는 세계지리 8번 문항(전원 정답)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는 올해처럼 소송까지 간 끝에 대입전형이 끝나고 1년 뒤 '전원 정답'으로 성적을 재산출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2015학년도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어영역(영어) 25번(복수정답)과 생명과학Ⅱ 8번(복수정답) 두 문항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했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수능 최종 정답 및 이의신청 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출제오류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취임한 지 7개월여 만이었다.

2년 연속(2014~2015학년도) 출제오류가 발생하자 교육부와 평가원은 2015년 3월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을 마련해 검토 절차를 대폭 보강했다. 출제위원장과 동급의 검토위원장직을 신설하고 별도의 문항점검위원회를 만들었다.

2016학년도 수능은 무사히 치렀으나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다시 물리Ⅱ 9(전원 정답)번과 한국사 14번(복수정답) 두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김영수 평가원장은 즉각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다 7개월 뒤인 2017년 7월 물러났다. 3년 임기가 9개월여 남은 시점이었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출제오류가 발생하자 평가원은 2017년 3월 검토위원장 직속으로 검토지원단을 신설하는 등 검토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그런데도 올해 출제오류를 막지 못했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평가원은 이번 일이 빚어진 데 대해 통렬히 성찰하고 새로운 평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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