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관련 대응 조직 없어
연일 허위 이력서 나오는데
대응 방법 찾지 못해 우왕좌왕
당사자와 직접적 접촉도 없어
김병준 "배우자 입장 존중
내가 입을 열 일은 아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계와의 간담회에 참석하는 도중 건물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근로기준법 개정 촉구 입법청원서’를 전달 받고 설명을 듣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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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리스크가 연일 터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다. 주요 인사들의 해명이나 입장 표명의 결이 다르고 제기되는 새로운 의혹에 대한 대응도 민첩하지 못하다. 아직 공식 등판하지 않은 배우자 문제를 선대위나 당 차원에서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지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 허위 경력으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내용의 의혹은 윤 후보가 가장 중시하는 ‘공정’과 관련된 이슈라는 점에서 선대위 내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15일 라디오에서 후보 배우자가 관리 체계에 벗어나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곧바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수원여대에 이어 안양대에 지원하면서 허위 이력서를 냈다는 의혹이 연일 ‘업데이트’되고 있지만 김 위원은 해당 보도가 나온 뒤에야 상황을 파악하는 등 전략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언론 취재에 응하는 김씨와 선대위 대응팀 간 사전 교감이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배우자가)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 운동 범위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벌어진 일시적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현직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배우자들로 구성된 ‘배우자 포럼(가칭)’도 김씨와 접촉이 전혀 없다. 김씨가 해당 포럼을 통해 공식 활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선대위 여성본부장인 양금희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장은 "김씨와 통화도 한 적 없다"면서 "포럼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부에 배우자 전담 조직 설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은 아직 조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앞서 선거를 치를 때 배우자와 관련한 공식 조직을 만든 적이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미 서울시장 출마 때 검증을 거쳤다고 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배우자가 없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왼쪽)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보훈을 말하다' 제20대 대선 보훈 정책 제안 및 기조강연에 참석, 권성동 사무총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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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안을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후보 배우자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알기도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당에서 갑자기 배우자 검증을 한다고 하면 불편해 할까 우려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결국 후보 배우자지만, 배우자로서의 권리가 있고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저희들은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입을 열 일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마냥 상황이 악화되는 걸 방치할 수도 없다는 게 선대위 내부 의식이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은 이날 제20대 대선 보훈 정책 제안 및 기조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차원의 검증을) 내가 나름대로 제대로 한 번 검토를 해보겠다"면서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씨가 수원여대뿐 아니라 2013년 안양대에 지원하면서도 허위 수상경력을 제출했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안 의원 등이 제시한 이력서에는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이란 내용이 있지만 이는 허위라는 것이다. 이들이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수상자 명단에 김씨는 없었으며 실제 대상작도 전혀 다른 단체의 작품이었다. 아울러 김씨가 안양대 이력서에 학력과 경력을 부풀린 흔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는 이에 대해 "입장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3년은 김씨가 윤 후보와 결혼한 이후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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