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김현수 김재환은 어디로 가나? [성일만의 핀치히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LG 김현수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산은 잃고 LG는 얻었다. 14일 두산은 ‘화수분 야구’의 상징 가운데 한 명이던 외야수 박건우를 NC로 보냈다. 자유계약의 몸으로 잠실에서 창원으로 훨훨 날아간 박건우는 6년 100억원(인센티브 4억원 포함) 대박을 터트렸다.

같은 날 ‘한 지붕 두 가족’ LG는 외야 자원 박해민을 사자 둥지에서 빼내왔다. 박해민은 국내서 가장 넓은 외야 잠실야구장에 딱 맞는 선수다. 폭넓은 수비는 가뜩이나 두터운 LG 투수진에게 반가운 연말 선물이다.

중견수에 박해민 같은 외야수가 포진해 있으면 투수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진다. 아차 싶은 실투에도 그림 같은 수비로 타구를 건져낸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마운드에서 힘을 빼고 투구를 할 수 있다. 수비를 믿고 안 믿고는 엄청난 차이다.

두산은 절박하다. 박건우를 잃었는데 또 한명의 FA 김재환(33)마저 내보내면 다리 힘이 쑥 빠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두산은 많은 자원을 수탈당했다. 김현수(33),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에 박건우까지 속속 곰 둥지를 떠났다. 김재환을 놓치면 이번 겨울잠은 편치 않을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두산 김재환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녹록치 않다. 올겨울 FA시장이 과열되었기 때문이다. 최재훈이 친정 팀 한화와 5년 54억원에 계약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계약 1호는 전체 시장의 풍향계다. 최재훈이 54억원이라고. 그럼 나는? 협상 테이블에 앉은 선수는 누구나 최재훈의 계약을 입에 올릴 것이다.

아직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나성범의 경우 KIA와 6년 150억원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양현종과의 협상을 위해 합의를 해둔 채, 이미 도장을 찍었을 수도 있지만,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짐작이다.

두산과 LG의 간판타자 김재환, 김현수 두 동갑나기 외야수는 어디로 갈까. 김재환은 2018년 44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잠실구장의 크기를 감안하면 대단한 파워다. 올해도 홈런 27개, 102타점(공동 2위)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에 포진해 있으면 타선의 무게가 달라진다. 외국인 타자 한명을 더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박건우를 놓친 두산은 김재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탐내는 구단은 많다. 어느 팀이나 큰것 한 방에 목말라하기 때문이다. 나성범을 빼앗기게 된 NC가 김재환까지 노린다는 풍문도 그럴 듯하게 나돌고 있다. 그럴수록 두산은 애간장이 탄다.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 가운데 3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그 사이 두산에겐 ‘왕조’라는 영예로운 별칭이 주어졌다. 그러나 이제 왕조를 지탱해온 공신들이 하나, 둘 빠져 나가고 없다. 기둥은 흔들거리고 주춧돌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김재환마저 잃는다면 왕조의 몰락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LG는 박해민의 가세로 두터운 외야 라인을 구축했다. 박해민-홍창기 외야라인은 테이블세터로 나선다. 출루율 1위 홍창기와 작전 수행 능력자 박해민을 묶게 돼 한결 다채로운 야구를 선보이게 됐다. 박해민의 수비력과 더불어 유지현 감독의 입맛에 딱 맞는 라인업이다.

채은성을 1루로 돌리면 꽉 찬 그림이 그려진다. 그러나 ‘용의 눈’을 놓치면 모든 것이 허사다. 김현수는 통산 네차례 100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96개)에도 거의 100타점에 근접했다. 박해민-홍창기와의 궁합이 ‘깐부’ 수준이다. 김현수와 김재환을 지켜내느냐에 LG와 두산의 내년 시즌이 달려 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