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당내 반발 등 부정적 의견
박완주도 “당내 의견수렴 거쳐야”
‘후보와 갈등 비칠라’ 지도부 고심속
올해안 법안 개정 쉽지 않다 전망
당정 협의·여야 합의까지 ‘첩첩산중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호중 원내대표와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각각 귀와 머리를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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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돌발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논의를 공식화했지만, 실제 법안 처리(소득세법 개정)까지 이어질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선 후보의 공식 제안인만큼 일단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지만, 다주택자 과세를 강화해 온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뒤집어야 하는 부담이 큰 탓이다. 첫 관문인 ‘당내 의견 조정’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4일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당 안에서 후보 말씀을 근거로 도입을 검토중”이라면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행 안 하고 지난 5월 말까지 ‘계속 팔아라’, ‘다주택에서 빠져나가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검토 의견이 있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조정대상 지역 다주택자 주택 양도 중과세율을 10%포인트 상향하는 7·10 대책을 발표하며 지난 6월1일 본격 시행 전까지 11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뒀다. 이 기간에 매물을 유도하려는 것이었지만 실제 주택을 매도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는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윤 원내대표는 “만약 중과 유예 조치에 대해 필요하다고 결론이 나면, 당론 채택 과정도 거쳐야 하고 국회에서 법을 고쳐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하고도 상의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에서 명확하게 찬반이 있기 때문에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자칫 양도세 문제가 대선 후보와의 ‘엇박자’로 비칠까 우려해 이재명 후보 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양새지만, 내부적으로는 고심이 깊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우리 스스로 정책을 뒤집으면서까지 지금 시점에서 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간다는 전망이 있는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내부 반발이 상당히 많아 당내 의견, 전문가 의견을 두루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강병원 최고위원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근본적으로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세워 수도권 민심과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과 ‘불로소득’을 정당화하는 것은 조세정의 및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반박이 맞서는 모습이다.
당·정 간의 충돌도 피할 수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주택시장 안정화 흐름이 지속되고 매물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한시 인하하는 경우 입법 과정에서 절세를 기대한 기존 매물 회수 등으로 다시 부동산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 쪽도 부정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안에선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제안을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위한 ‘정치적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1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선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부터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만큼 12월 안에 통과하기엔 어려워 보인다”며 “당내 논의도 해야 하고, 당정도 해야 하고, 법안이니까 여야 합의도 해야 하는 만큼 여건 상 이달 내 처리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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