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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이슈 윤석열 아내ㆍ장모 논란

김건희, 교수 지원서 허위 경력 논란···현실화한 리스크에 꼬이는 등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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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수원여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14일 제기됐다. 김씨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고 밝혔다. 윤 후보는 “부분적으로는 몰라도 전체는 허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재직했다고 주장한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김건희라는 분과 함께 근무한 적은 물론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건희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김씨 등판 시기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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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은 이날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로 초빙되기 전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 내용 중 김씨가 재직했다고 적은 회사와 수상 경력이 문제가 됐다.

이 지원서에는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혀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6월에 세워졌다. 2002년에는 전신인 게임산업연합회만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협회에서 근무했다고 적은 셈이다.

김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게임산업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협회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들을 자신이 몸 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고 YTN은 전했다. .

수상 경력 중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내용도 논란거리다. 페스티벌을 주관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측은 2004년 대상 수상자는 다른 사람이라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홈페이지에도 2004년 수상 명단에서 ‘김건희’ 및 김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은 없다. 김씨는 YTN에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다. 그것도 죄라면 죄”라며 허위 기록임을 일부 인정했다.

김씨는 개인이 아니라 출품 업체에 수여하는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에서 2004년과 2006년에 특별상을 받았다고 기재해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됐다. 김씨는 YTN에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경력에 넣었다”고 답했다.

김씨는 YTN에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며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엔 윤석열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김씨는 ‘자신의 채용으로 누군가가 피해를 봤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공채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지원했다”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수상이라는 게 완전히 날조된 게 아니라 자기가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운영과 작품의 출품을 했고, 그 회사가 제자들과 같이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처가 수상경력이라고 하면 그 회사에 운영 과정과 작품 출품에 깊이 관여했다. 부사장으로서 그걸 개인경력이라 얘기하지 않았고 산학 연계 시간강사나 다름없는 겸임교수 자리니 참고자료로 썼다”며 “게임산업연합회 비상근이사는 실제 이사의 직함을 갖고 연합회 일을 상당기간 도왔고, 겸임교수 신청을 낼 때 재직증명서는 정당하게 발급받아 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씨가 ‘결혼 전 일까지 뒤지느냐’는 취지로 답변한 것에 대해선 “억울함을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부적절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국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씨가 결혼 후에도 2013년 안양대, 2014년 국민대 교수 임용 당시 이력서를 허위로 작성해 지원한 사실이 있는데 당시 공직자였던 후보 입장이 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금시초문”이라며 “저는 모르는 일이고, 허위라는 뭐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김씨 게임산업협회 근무 이력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승훈 전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SNS에 자신이 게임산업협회 전신인 게임산업연합회에서 2002년부터 근무했고, 협회가 2004년 설립된 이후에 5년간 더 근무했다면서 “김건희라는 분과 함께 근무한 적은 물론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씨가 인터뷰에서 협회 직원들과 “같은 건물에서 친하게 지냈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애초에 성립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건희씨가 취업을 위해 대학에 제출한 이력서에 게임산업협회 명의의 재직증명서가 첨부되어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 문서의 진위 여부가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며 “게임산업협회가 근무하지도 않은 자에게 재직증명서나 발급하는 이상한 단체로 비춰지는 것은 그 당시 협회에 근무했던 제 자신과 협회 모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불명예”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씨가) 일부는 부인하고 일부는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것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한참 전에 있었던 일로 보이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 바라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의 동일한 진행자의 동일한 질문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동일한 답변을 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지난 7월 보도된 “이재명 ‘배우자 검증도 해야 하지만 결혼 전 일 어떻게 책임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후보 답변을 따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건희씨가 곧 등판할 예정이었고, 이에 앞서 의혹을 스스로 해소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씨 등판은 대통령 취임식 때 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난희 모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부인 강난희씨는 선거마다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내조를 해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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