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내년 1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이미지, 오른쪽은 웹툰 원작 모습. /자료=각사, 그래픽=이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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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돼 인기몰이한 ‘지옥’의 원작은 네이버 웹툰이다. 넷플릭스가 내년 1월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시작으로 ‘안나라수마나라’, ‘사냥개들’ 등의 시리즈를 차례로 공개한다. 모두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 시리즈뿐 아니라 방탄소년단(BTS)이라는 글로벌 최대 스타를 콘텐츠로 내세운 웹툰도 1월 중순 공개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 웹툰이 탄탄한 ‘스토리텔링(이야기)’ ‘완결성’에 힘입어 영상화를 위한 원천 지식재산권(IP)의 산실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넷플릭스에서 흥행한 웹툰 원작의 ‘스위트홈’을 비롯해 ‘유미의 세포들’ ‘알고 있지만’ 등이 네이버 웹툰의 성과다. 최근에는 ‘지옥’이 넷플릭스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네이버 웹툰은 현재까지 10개 언어로 1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미국, 프랑스, 대만, 인도네시아, 남미 등에서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콘텐츠 강국인 미국에서 올해 9월 기준 사용자 수가 14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웹툰 산업의 글로벌화에도 중요한 이정표를 남기고 있다. 이런 성과는 올해 초 인수한 글로벌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산 글로벌 사용자 수는 1억6700만명, 콘텐츠 수 10억개, 창작자 수 600만명에 달한다.
◇ 작품성·인기 검증되면 누구나 등단
그래픽=이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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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는 콘텐츠 생산자인 창작자를 현지에서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비결로 꼽힌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업계 최초로 아마추어 플랫폼 ‘도전만화’를 통해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 여기에서 작품성·인기를 인정받으면 정식 연재 작가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조석, 야옹이 같은 웹툰 작가가 이를 통해 등단했다.
네이버 웹툰은 도전만화의 해외 버전인 ‘캔버스(CANVAS)’를 구축했다. 캔버스에 올라온 프랑스어 작품 수는 1만개, 스페인어 창작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웹툰이란 콘텐츠에 현지인들의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현지에서도 창작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어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 다양한 특색이 담긴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라며 “이런 다양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원천 콘텐츠로서 영상화된 이후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네이버는 검증된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콘텐츠 외연을 크게 확장했다. 왓패드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키싱부스’ ‘애프터’ 등의 원작 소설이 유통된 곳으로 유명하다.
네이버웹툰은 콘텐츠 영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6월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글로벌 창작자 600만명이 만든 10억개 이상의 원천 콘텐츠를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으로 콘텐츠화 하기 위한 것이다. 왓패드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 독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선별, 이를 기반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슈퍼캐스팅’ 프로젝트 도입, 타 IP도 적극 활용
BTS 소속사 하이브가 네이버웹툰과 내년 1월 공개할 오리지널 스토리 라인업. /하이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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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웹툰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IP를 웹툰·웹소설로 제작하는 이른바 ‘슈퍼캐스팅’이란 프로젝트도 본격 시작한 상태다. 지난 9월 DC코믹스와 손잡고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내년 1월부터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유명한 하이브와 함께 웹툰·웹소설 6개 작품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연재를 시작하는 작품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BTS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 ‘7Fates: CHAKHO’다. 1월 15일 최초 공개되는 웹툰은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운명으로 묶인 7명의 소년이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국내·외 팬들로부터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에는 그룹 엔하이픈(ENHYPEN)과 함께한 하이틴 로맨스물 ‘다크 문(DARK MOON)’이, 17일에는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협업한 판타지 장르물 ‘별을 쫓는 소년들 - THE STAR SEEKERS’이 각각 공개된다.
업계에서는 팬덤(fandom·열렬한 팬층)까지 사용자로 끌어안을 수 있는 이러한 IP 확장 노력이 네이버 웹툰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슈퍼캐스팅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웹툰이라는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콘텐츠 포맷(형식)을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인정해 준 것”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다양한 IP 명가와 슈퍼캐스팅 협업을 논의 중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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